與 “죽음에 李 관련 있는 듯 오도한 野, 고발할 것”…野 “MBC, 金 방송 중단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변호사비 대납의혹 제보한 고 이모씨 빈소(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변호사비 대납의혹 제보한 고 이모씨 빈소(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를 겨냥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가 최근 갑자기 사망함에 따라 악재를 맞았다면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기자와 7시간 분량의 통화를 했다가 MBC가 이에 대한 녹취파일 공개하려 해 총력 저지에 나서고 있다.

◆ 변호사비 의혹이 허위 상상? 선 긋기 나서고 野 고발한 민주당

민주당에선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인 이모씨가 사망하자 이 후보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적극 진화에 나서고 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이씨를 부검한 뒤 사망원인이 심장비대증 등 심장질환으로 인해 대동맥 박리·파열로 사망한 것 같다고 발표하자 “죽음을 정치적으로 흑색선전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야권을 겨냥한 역공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4일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이 후보의 음성이 (녹취록에) 직접 들어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만들어서 소설에 소설을 썼다. 이모씨가 최모씨란 사람과 논의했던 이야기, 뇌피셜로 자기들끼리 소설과 상상에 기초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무슨 녹취록이냐”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의힘을 겨냥 “김기현 원내대표 말은 아연실색이다. 어떻게 판사직을 수행했나”라고 직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송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의 사망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이 어떤 것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 상상을 진실로 믿는 착각이 일어난다. 이 후보와 관련되지 않은 사람이 야당과 언론, 검찰의 (관심이) 높아지니 자기가 허위로 상상한 얘기에 부담감이 커서 이번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라고 이씨가 스스로 허위 상상을 하다 부담감에 사망까지 이르렀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같은 당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선거를 위해서라면 망자의 죽음까지 끌어들이는 국민의힘의 패륜적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의문사 진상위라는 것을 설치한다고 하는데 객관적인 사실관계 조사조차 부정하는 행태가 애처롭기까지 하다”며 지난 국정감사 당시 이 후보를 겨냥해 제기된 조폭 연루설이나 자녀 입시 의혹 제기 사례를 꼬집어 “국민의힘의 뇌피셜 의혹 제기가 상습범 수준인데 민심으로부터 반드시 가중처벌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 양부남 선거대책위원회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은 “이번 죽음의 원인은 지병에 의한 걸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측에선 이 죽음에 마치 이 후보와 관련된 흑막이 있는 것처럼 오도했다. 급기야 김 원내대표는 ‘이재명 간접 살인’이란 표현도 썼고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살인멸구라는 경악을 금치 못할 표현을 썼다”며 “이런 표현들은 정치적 금도를 넘어설 뿐 아니라 범죄행위이므로 저희는 김 원내대표에 대해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발할 예정이고 안 후보도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날(14일)도 물러서지 않은 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과 4범의 이 후보가 대통령 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느냐. 국민들은 집권여당 대선후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이 연쇄적으로 사망하는 이 영화 같은 현실에 의구심과 공포를 느낀다”며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최초 제보자는 20년 가량 민주당을 지지해온 민주당 당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주당 어느 누구도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조의를 표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이 후보에 불똥 튈까 차단하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압박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불과 한달 사이 유한기, 김문기, 이병철 이렇게 세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사람이 먼저라던 민주당의 실체는 내 권력이 먼저라는 그 비정한 본색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김 원내대표를 고발하겠다는 민주당 못지않게 이미 보수진영에서도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과 선거농단감시고발단이 전날 오후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이 후보 캠프에서 배포 자료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허위 주장’이라고 명시했던 점을 꼬집어 “이씨가 제기한 사실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언론을 통해 밝혔다”며 이 후보 대선캠프 공보단 관계자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 수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이 후보를 압박했다.

◆ 김건희 통화 공개하려 하자 MBC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MBC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14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박성중 의원, 원내지도부가 MBC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 김기범 기자
MBC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14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박성중 의원, 원내지도부가 MBC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 김기범 기자

반대로 민주당은 윤 후보 배우자에 대해선 연일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에 나섰는데, 여기선 공수가 전환돼 국민의힘이 적극 방어에 나서는 모양새로 급기야 김씨와 기자 간 전화 녹취록을 공개하려는 방송국까지 직접 김 원내대표가 찾아가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김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씨와 서울의소리 기자 간 통화 녹취록을 MBC가 보도하려고 하자 ”정치공작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생태탕 시즌 2가 연상된다. 동의도 없이 녹음한 사인간 통화를 공영방송에서 튼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는데 이미 MBC는 윤 후보의 배우자 취재 이유로 경찰을 사칭한 전력도 있다”며 “MBC는 대선을 불과 50여일 앞둔 이 중요한 시점에 이 후보의 선거운동원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김씨가 후보자의 배우자로서 어떤 권한이나 이런 걸 가지고 실제 권한을 남용하는 형태의 발언이라든지 이런 게 있었다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아직 사인이 신분”이라며 “상대를 신뢰하는 상황에서 했던 대화 같은 것들이 이런 식으로 보도에 이용되는 것, 보도를 전제로 이용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국민들이 봤을 때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7시간 통화내용’을 보도하려는 매체에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힘에선 같은 날 김 원내대표와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박성중·유상범·정희용·태영호·한무경·강대식 의원 등이 서울 마포구 MBC 사옥까지 직접 항의 방문했는데, 이들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MBC사옥 앞에 모인 진보 성향 시민단체 소속 30여명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을 뿐 아니라 김 원내대표의 경우 이 단체 관계자에게 턱을 폭행당하기도 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불법으로 녹취된 음성을 MBC에서 공개한다는 것은 헌법상 음성권 위반이고 특히 이런 시점에 김대업을 떠올리게 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김 원내대표도 “우리는 그간 불공정 편파 방송의 많은 사례를 경험해왔다. 더 이상 MBC가 불공정 편파방송을 해선 안 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렵게 사옥에 진입해 박성제 MBC사장과 보도본부장을 만나 15분 정도 면담할 수 있었는데, 앞서 지난 13일 서울서부지법에 김씨와 기자 간 전화 녹취록을 MBC가 방송하지 못하게끔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낸 데 이어 통화 녹음한 기자가 소속된 매체인 서울의소리 등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법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한 만큼 사실상 법원 결정이 여야의 희비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金 겨냥 연일 의혹 제기하며 총공세 나선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국민검증법률지원단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국민검증법률지원단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한편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의 MBC 방문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김씨 의혹을 거듭 제기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송 대표는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국민의힘의 MBC 방문에 대해 “그렇게 언론중재법 가짜뉴스 징벌적 손해배상에 반대하고 언론자유를 외쳤던 국민의힘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법작용을 방해하고 언론에 재갈 물리는 행위는 스스로 자기 모순”이라고 꼬집었으며 윤 원내대표도 “이렇게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언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간섭행위 하는 정당은 보기 어렵다. 부당한 방송장악 시도이고 언론 길들이기 차원의 겁박”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냥 해프닝으로 무시하고 플려버렸어야 했을 돌발 사건을 가처분 신청해 국민적 관심사로 만들어놓고 이를 막으려 해본들 권위주의 시대도 아닌 지금 언로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느냐”라며 “그만들 하라. 윤 후보만 수렁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도리어 자당에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는데, 민주당에선 김씨와의 7시간 통화 공개 이슈 뿐 아니라 김씨 관련 의혹을 윤 후보에 대한 공세수단으로 삼고자 이날 김씨의 수원여대 겸임교수 채용 과정이 공개채용 방식으로 진행된 정황을 보여주는 서류심사결과표까지 공개했다.

앞서 김씨의 수원여대 겸임교수 채용에 비리 의혹을 제기해온 민주당은 공채가 아니었다는 국민의힘의 반박에 이날 서류심사공개표까지 공개하면서 맞불을 놓은 것인데, 이를 근거로 김씨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한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엔 “경찰내사보고서에 의하면 김씨는 2010년 2월 주가조작 초기에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십만주가 들어있는 증권계좌와 함께 주가조작비용으로 사용될 10억원을 제공하는 등 전주 역할을 했다”며 이원택 선대위 종합상황실 수석부실장과 이수진 공명선거법률지원단 부단장, 장경태 청년위원장, 전용기 대변인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요구하면서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호 흠집잡기에 골몰하는 데에는 최근 윤 후보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면서 이 후보와 격차를 좁혀가는 등 다시 접전 양상으로 대선 판세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인데, 무차별적 의혹 제기로 벌어진 진실공방의 끝에 과연 어느 쪽이 역풍을 맞게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