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서 청년층 표심 못 얻은 與 ‘화들짝’…“은성수 발언, 가벼워…상처 받은 청년께 죄송”

은성수 금융위원장(위)과 (아래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노웅래, 전용기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은성수 금융위원장(위)과 (아래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노웅래, 전용기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2030세대의 이탈로 4·7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순 없다. 잘못된 길을 가면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한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돌발 발언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청년세대가 가상화폐 투자에 몰리는 상황 속에 ‘어른이 가르쳐줘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는 점에서 또다시 청년 민심을 자극할까 촉각을 곤두세운 모양새다.

이에 즉각 진화에 나서려는 듯 민주당에선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청년세대에게 가상화폐 투자가 불가피한 현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과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강조했으며 청년 초선인 전용기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으로 보는 위원장과 금융당국의 태도부터 잘못됐다. 상처받은 청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해줘야 한다?’ 이건 청년 비하하는 명백한 꼰대식 발언”이라고 은 위원장을 거세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지금은 청년들이 평범하게 일자리 구하고 월급 모아 결혼하고 집 사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에게 유일한 희망이 금융시장”이라며 “당국이 정말 어른인 척하고 싶었다면 훈계할 게 아니라 금융시장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돈을 벌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내는 데 주력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당 대선잠룡인 이광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금융당국은 암호화폐를 투기로 보고, 기재부는 수익에 대해 과세하겠다고 한다. 투자자 보호는 못하겠으나 세금은 걷겠다는 입장”이라며 “청년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 청년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객관적 투자 정보를 제공해주고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어 건전하게 투자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정부가 아니라 청년들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을 내놨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의원은 가격조작이나 투자사기 등 불법행위 차단, 투자자 보호 정책 등을 담은 관련 제도 정비, 미래산업 측면에서의 접근 등 3가지를 제안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위험하니 막겠다는 접근은 시대착오적이고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사라질 것이 아니다. 청년들은 세상이 변했다고 어른들에게 알려주고 있고 청년세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또 노웅래 민주당 전 최고위원도 은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1분기에만 무려 250만명이 신규로 코인 거래에 뛰어들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를 등록하라고 하면서도 폐쇄 운운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만 줄 뿐”이라며 “코인 투자자 중 누가 정부에다가 손실 보상해달라고 했나. 이는 사실관계를 곡해한 호도에 불과하고 최소한 코인 발행 기업에 대한 정보 공개, 허위 공시에 대한 적발 및 제재, 코인 가격 조작 세력에 대한 감독 등 기본적인 투자자 보호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노 전 최고위원은 23일 오후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은 위원장의 협박성 발언 이후 코인 가격은 30% 가까이 급락했는데 정말 참을 수 없는 발언의 가벼움이라 할 것이다. 마치 모든 거래소가 폐쇄되는 양 근거 없는 협박성 발언을 통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부분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어른인 본인이 옳은 판단 한다는 사고방식부터가 구 시대적 발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아야 하고 이제 금피아 기득권의 어깃장 놓기 그만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금지, 폐쇄가 아니라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를 하면서 산업적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찾는 것, 그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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