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비건 트렌드 가속화...“아직은 비주류 시장”
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 런칭…콩고기 형태 대체육, 식물성 치즈 등 눈길
올해 사조대림 두 번째 비건만두 출시, 풀무원 비건라면 4개월만에 200만 봉 판매
“비건 인증 까다롭다지만 ‘비건’이 트렌드 되면 식품업계는 금세 적응할 것”

농심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 가든'을 런칭하면서 비건 트렌드 대응을 본격화 했다. ⓒ농심
농심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 가든'을 런칭하면서 비건 트렌드 대응을 본격화 했다. ⓒ농심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새해가 시작되자 마자 식품업계내 비건 트렌드가 가속화 되고 있다. 채식주의자와 같은 식습관 개선을 넘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밀레니얼 세대 중심 가치소비가 확산되는 추세에 식품업계가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

비건인증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비건 인증 업소 및 제품현황에 따르면 6개 카테고리 중 식품(건강기능, 수입포함)이 전체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현재는 식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비건인증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비건 인증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해가 바뀔 때마다 성장폭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다양한 비건 식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고 최근엔 비건 단일 브랜드 까지 출시했다.

12일 농심은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을 런칭하면서 비건 산업을 본격화 했다.

농심은 브랜드 런칭과 함께 식물성 대체육에서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식물성 치즈 등 총 18개 제품을 선보였고 이달 중 각 유통채널에 입점한다. 또 다음달 내로 9개 제품을 통해 27개 제품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제품들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건푸드 들이다.

농심은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그리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재현한 식물성 대체육,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유제품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식물성 치즈다.

농심측은 지난 2017년 부터 시제품 개발을 했고 서울 유명 채식식당 셰프들과 함께 메뉴를 개발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이 비건 푸드를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농심 관계자는 본지 취재과정에서 "대체육은 세포배양육은 아니다. 콩고기와 같은 형태인데 농심의 독자 기술력이 적용됐다"며 "비건 식품 브랜드 런칭은 전략적인 접근이고 농심 전체적으로는 큰 비중을 두는 사업은 아니지만 향후 수요 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조대림은 작년 4월 만두 유통사 처음으로 비건만두를 출시했고 두번째 비건 만두를 최근 라인업을 강화했다. ⓒ사조대림
사조대림은 작년 4월 만두 유통사 처음으로 비건만두를 출시했고 두번째 비건 만두를 최근 라인업을 강화했다. ⓒ사조대림

사조대림은 지난 6일 만두 속을 콩비지, 두부, 채소 등을 넣어 만든 '대림선 0.6 순만두'를 출시했다. 작년 4월 국내 만두 유통사 최초로 채소만으로 만두소를 채워 만든 '대림선 0.6 채담 만두'에 이어 두번째 비건만두다.

사조 대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만두 시장내 경쟁이 격화돼 있고 차별화와 시장 선제 진입을 위해 작년 비건 만두를 출시한 데 이어 라인업 강화 차원에서 콩 단백을 가미한 만두를 출시했다"며 "비건은 생활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에도 다양한 비건 푸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비건인증원으로부터 첫 비건라면으로 인증 받은 풀무원의 '자연은 맛있다 정면(이하 정면)'는 출시 4개월만에 200만 봉을 판매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풀무원에 따르면 당초 소비층이 얇아 실패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정면의 국물은 고기 베이스의 육수를 콩으로 만든 채수와 장으로 만든 밑국물이 진한 풍미를 지녔다는 특징이 있있다. 또 칼칼한 맛 때문에 비건을 추구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일정부분 어필이 되면서 비건 성향 때문에 함께 라면 못먹는 경우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풀무원 측은 설명했다.

풀무원은 작년 8월 라면 사업화를 본격화 하면서 정·백·홍 면을 출시했고 이중 정면만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다.

100%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어 비건 인증 최초 라면인 풀무원의 자연은 맛있다 정면이 출시 4개월만에 200만 봉이 팔렸다. ⓒ풀무원
100%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어 비건 인증 최초 라면인 풀무원의 자연은 맛있다 정면이 출시 4개월만에 200만 봉이 팔렸다. ⓒ풀무원

풀무원 관계자는 "국내 비건 시장이 성장 잠재력을 띄고 있지만 아직은 비주류 시장에 속하고 라면은 특히 비건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약한 품목이다"라며 "정면은 기존 비건 라면의 부족한 점들을 크게 보완하여 ‘맛으로 승부하는 비건 라면’이라는 점을 내세운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비건 푸드는 성장잠재력은 점쳐지만 인식도·구매력면에서 비주류다. 하지만 비건 성향 소비자들은 일반 소비자보다 견고한 소비관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기업들이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비건 인증을 위해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다고 하지만 시장이 성장하면 식품기업들은 빠르게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