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당 선거인단의 ‘명단 부결’ 결정에 “가소로운 자들에게 막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박상민 기자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박상민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미래한국당 선거인단에서 비례대표 명단 수정안마저 끝내 부결시키자 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게 의해 저의 정치인생 16년의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며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막혀버렸다. 한 줌도 안 되는 그 야당의 권력을 가지고, 그 부패한 권력이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버렸다”며 “저는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이 시간 이후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미래한국당에서 내놨던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서 모정당인 미래통합당의 영입인재들이 대거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나와 황교안 대표까지 통합당에서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미래한국당 측에 재고할 것을 촉구했었는데, 이 같은 압박에 결국 미래한국당 공관위에선 21번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3번으로 올리는 등 4~5명에 대한 순번을 조정한 수정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먼 결과를 보이며 국민께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됐다.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아 승리의 길로 다시 되돌아갈 것”이라고 계속 압박을 가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미래한국당 선거인단까지 반대 47표, 찬성 13표, 무효 1표로 비례대표 후보자 수정안을 부결시키면서 한 대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사실상 전면 재수정을 요구하는 압박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한 대표는 결국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이 원하는 모양새를 다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아니다. 국회의원 임기가 두 달여 남았는데 떠날 사람이 무슨 욕심이 있겠나”라고 통합당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면서 “사실 제가 원했던 자리도 아니었다”라고 대표직 사퇴를 선언해 지난 2월 5일 창당한 이래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미래한국당은 대표직이 공석이 되어버렸다.

한편 한 대표가 사퇴하면서 그동안 한 대표만큼이나 비례대표 명단 수정에 미온적이던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한 대표가 사퇴할 거란 예상은 못한 듯 앞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 위원장은 “마음에 안 든다고 그만두게 하거나 그렇게 되겠나. 한 대표가 5월에 그만두니 그때까지 야권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공 위원장은 명단 부결에 대해서도 “전혀 뜻밖이나 국민이 안심하도록 계속 수정·보완작업을 해 끝까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분이 있겠지만 제가 위원장을 맡았으니 그만두고 나올 수 없잖나”라며 일단 물러날 의사는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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