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 안간힘 속 구속 모면하며 재판 받는 조양호
‘기내식 대란’ 사과와 유동성 압박에 그룹 재건 힘든 박삼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 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우).[사진 / 시사포커스 DB]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 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우).[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올해 항공업계는 그룹 총수로 인해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이를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리고,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조 회장 일가는 비리 혐의 의혹으로 포토라인에 서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압박과 기내식 대란 악재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와 연관된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국민께 고개를 숙이며 책임론에 휩싸이는 등의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며 홍역을 치렀다.

이에 <시사포커스>는 올 한해 항공업계를 강타한 사건을 재조명해봤다.

대한항공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대한항공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물벼락 갑질’ 사태 일파만파 고개숙인 조양호, 경영권 방어 ‘안갯속’

가장 먼저 항공업계의 대형 이슈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이다. 이 사건은 직원의 잇따른 갑질과 비리 폭로의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직원들이 거리로 나와 조양호 회장 퇴진 운동으로 번졌다.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며 오히려 여론은 악화됐다. 결국 검찰 조사로 이어졌으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제외한 조 회장 일가가 포토라인에 서는 전례 없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조 회장의 경우 배임과 횡령,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포토라인에 서며 구속 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조 전무와 조 회장은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검찰은 조 전 전무에게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초창기 전 방위 압박에 나선 수사 치고는 초라하게 마무리됐다.

이 기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라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총수 일가가가 구속 위기에서 벗어나며 동력이 약화됐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변수로는 재판 결과와 항공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다. 여기에 또 다른 암초인 2대 주주로 올라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움직임이다.

현재 항공사업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상태다. 항공사업법 현행법 체계에선 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확정되더라도 임원 유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개정안이 적용된다면 임원 자격 박탈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법률을 포함해 형법(폭행, 배임·횡령 등), 공정거래법(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조세범처벌법(조세포탈), 관세법(밀수출입, 관세포탈)까지 확대되고 임원 제한기간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자는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된다. 벌금형을 받은 자도 2년간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그룹.[사진 / 시사포커스 DB]
금호아시아그룹.[사진 / 시사포커스 DB]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압박 속 기내식 대란으로 ‘홍역’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으로 여론이 악화되며 박삼구 회장이 사과문을 낭독하며 국민께 고개를 숙였지만 사태가 박 회장과 경영진의 갑질 사태로 번지며 오너리스크가 불거졌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1천여명이 모인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고 ‘노밀’ 사태책임 규탄 촛불문화제 열고 회사 측의 현장 대응 미숙 실태를 고발하는 것은 물론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의혹, 금호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박삼구 회장의 사익 편취 의혹 등을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해 사옥 및 지분 매각 등을 거치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자회사 기업공개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하며 아시아나항공 재원 마련이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흥행 실패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진에어 면허 유지 다행 속 경영은 ‘불투명’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의 면허 유지 여부도 주목을 끌었다. 진에어는 조 전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제직 문제로 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리다가 국토부가 일정기간 신규노선 제한, 신규 항공기 부정기편 운헝허가 제한 등의 제재 결정 속 가까스로 면허는 유지했다. 국토부의 제재가 언제 풀릴지 기약을 알 수 없어 내년도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항공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로 홍역을 치른 한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한국CSR연구소가 조사한 30대 재벌들의 신뢰도 조사에서 재벌총수 행태 지수 조사 결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등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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