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뒤 내부거래 비율 줄이고 올리브영에 '올인'
이재현 CJ회장 자녀 지분 배분
공정위 CJ조사, 작년 10월 이어 두 번째

▲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을 통해 계열사들을 수렴해 각 사업부문에 배치했고, 이중 매출의 40%를 올리브영에서 끌어내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애초 CJ시스템즈는 이재현 CJ회장의 31.88%가 유일한 총수지분이었으나, 계열사를 합병으로 자녀에게 각각 지분을 배분함으로써 오너승계 구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비상장사로서 상장의 여지도 남겨놓고 있다. ⓒ CJ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CJ올리브네트웍스가 최근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불공정거래와 상권침해 여부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 2015년부터 올리브영 H&B스토어를 급성장시켜 온 CJ그룹의 SI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공정위 조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전신은 CJ시스템즈라는 SI회사로 CJ올리브영을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후 주식교환을 통해 CJ파워캐스트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CJ파워캐스트는 CJ CGV의 일감을 받는과정에서 공정위 제재를 받았던 재산커뮤니케이션을 합병한 회사다. 이와 같이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을 통해 계열사들을 수렴해 각 사업부문에 배치했고, 이중 2016년 930억 영업이익 중 540억을 올리브영에서 끌어내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애초 CJ시스템즈는 이재현 CJ회장의 31.88%가 유일한 총수지분이었으나, 계열사를 합병으로 자녀에게 각각 지분을 배분함으로써 오너승계 구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비상장사로서 상장의 여지도 남겨놓고 있다.
  
◆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이 CJ家 승계의 성장판
 
5일 재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의 납품과정 전반에 불공정거래 관행과 골목상권과 침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공정위는 H&B(Health&Beauty) 스토어업계에서 급속도로 지점수를 늘리고 있는 올리브영과 CJ올리브네트웍스 조사에 착수했다. 올리브영은 2016년 CJ올리브네트웍스 매출 1조5558억원 중 71.6%(1조1142억원)을 차지했고 2017년 1분기엔 전년대비 34.7%증가해 올리브네트웍스 내 매출의 81%로 비중이 늘어났다. 올리브영 매장수는 2016년 전년보다 44.9%(248개)증가했고, 1분기 68개점을 추가했으며 2020년까지 1500개까지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 2014년 말 CJ올리브영과 합병이후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CJ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올리브영을 통해 CJ 오너승계의 밑그림을 그렸고, H&B라는 국내 신사업의 성장판을 만들었다. 2014년 12월 2일 CJ올리브영은 CJ시스템즈(현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합병하면서, 이재현 CJ회장은 31.88%의 지분을 11.35%로 줄였고, 아들 이선호에게 11.30%의 지분을 넘겨줬다. 이후 CJ올리브영은 성장일변도를 달렸다. 올리브영의 매출은 2011년부터 2120억원, 3080억원, 4580억원, 5760억원으로 늘었고, 2016년엔 1조1152억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도 2012년엔 손익이 없다가 다음해 적자를 냈다. 2015년 400억원, 2016년 54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예상치는 820억 가량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2011년 이후 매출은 4850억, 6130억, 8420억원, 9670억원, 1조1422억원, 1조5558억원. 올해 예상치는 2조169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40억, 350억, 380억, 680억까지 유지되다 2015년 800억원으로 늘고, 작년 930억으로 늘었다. 올해 기대치는 1440억원이다.

CJ그룹 입장에서도 화장품 업황과 관계없이 올리브영이라는 프렌차이즈를 밀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CJ푸드빌의 뚜레주르와 같은 제과점과 VIPS 등 외식업체는 모두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속해 있다보니 신규출점이 제한된 상태다. 반면 올리브영은 동반성장위원회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거리 제한도 없고 대형마트와 같은 의무휴업 대상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CJ와 같이 대규모 자본을 이용한 임대료 등 초기투자비용 부담이 없는 유통대기업의 입장에서 기존 상권에 침투하기 좋은 사업아이템이라 볼수 있다.
▲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녀 이경후 씨, 장남 이선호 씨 ⓒ CJ

◆ CJ올리브영‧CJ파워캐스트 합병하면서 내부거래 감축

CJ올리브네트웍스는 총수일가 지분이 44.07%로 일단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이재현 CJ회장 아들 이선호 씨가 최대주주로 17.97%의 지분을 갖고 있고, 장녀 이경후 씨가 6.91%,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씨가 14.83%의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친족합계 지분(44.07%)이 비상장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인 20%를 한참 넘는다. 당장 20%이하로 친족지분을 정리해야할 상황이다.
 
반면 CJ올리브네트웍스의 SI(System Integration)사임에도 작년 내부(일감)거래비중은 19.7%에 불과하다. 때문에 그룹 전체의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계열사라는 측면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배제돼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공정위가 적발하는 불공정행위의 시발점은 시장조건보다 유리하게 이뤄지는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근본적인 단초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총수일가의 지분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더욱 불공정사례가 많았다.

이와 관련해 수치상 20%에 못 미치지만 사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SI(System Integration)사로서 내부거래일감이 적지 않다. 계열사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면서 상대적으로 내부거래 비율을 줄였던 것일 뿐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전신인 CJ시스템즈는 SI회사로서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나타냈다. 2012년 86.8%, 2013년 83.2%, 2014년 70.1%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 12월 올리브영을 CJ시스템즈가 합병하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로 사명을 바꿨고 내부거래액은 2015년 26.5%, 2016년에는 19.7%까지 내려갔다. CJ올리브영을 합병하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58억원으로 전년(3563억원)대비 3배나 증가했고, 거래액을 나타내는 분모가 증가하면서 분자인 내부거래액이 상대적으로 희석된 셈이다.
 
▲ CJ올리브네트웍스 계열사 합병과정 & 이재현 CJ회장 일가 지분 ⓒ 금융감독원

한편, CJ올리브네트웍스는 계열사 합병을 통해 내부거래도 줄였지만, 동시에 오너일가 지분을 확보했다. CJ파워캐스트는 2016년 10월 28일 CJ올리브네트웍스에 100% 자회사로 편입됐는데 CJ파워캐스트 합병 전 지분은 아들 이선호 24.00%, 장녀 이경후 12.00% 등 친족합계 40.00%였다. 이 회사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합병되면서 2017년 7월 현재와 동일한 아들 이선호 씨 지분이 17.97%, 장녀 이경후 씨는 6.91%가 됐다. 이재현 CJ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씨도 14.83% 지분이 증가했다.

◆ CJ, 공정위와 재회, 재산커뮤니케이션스 전례 반복되나
 
공정위는 이번 CJ올리브네트웍스 조사 이전인 지난해 10월 CJ계열사이자 이재현 회장의 동생 이재환 씨의 광고회사 재산커뮤니케이션스에 과징금 71억 7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 친족 회사는 2005년 설립돼 경력이 없음에도 CJ CGV에서 업계의 25%가량 넘는 수수료를 받으며 일감을 지원받아 공정위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기존거래처 중소기업 A사는 부분적으로 광고 대행 업무를 맡다가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CGV의 거래를 모두 내줬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0.14%로 광고 대행업 평균 이익률 8.52%의 약 6배에 해당된다. 2016년에도 CJ CGV의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919억원) 중 재산커뮤니케이션 거래액(819억원)은 89.1%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재산커뮤니케이션의 매출비중은 CJ올리브영에 1/10에 못미치지만 결국 CJ CGV의 일감은 CJ올리브네트웍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재산커뮤니케이션의 과징금 부과 배경에 대해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스크린 광고 영업 대행 시장에서 기존 거래업체가 퇴출되는 등 중소기업의 사업영업이 축소됐다”며 “관련 사업자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바, 이 사건 지원 행위로 중소기업들의 경쟁상 열위가 지속되고, 사업 영역이 축소되었다는 점을 위법성 인정시 적극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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