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공시에서 4조원대 실수로 재정정…업무기강 해이 지적도

▲ 대우조선해양이 ‘엉터리 회계’에 이어 실적 정정 공시에서도 실수를 거듭,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해 역대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대우조선해양이 ‘엉터리 회계’에 이어 실적 정정 공시에서도 실수를 거듭, 빈축을 사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재무제표 정정 공시를 통해 2013~2015년의 영업이익을 수정했다가 매출 증감분에서 ‘0’ 하나를 더 쓰면서 다시 정정 공시를 내는 해프닝을 겪었다.
 
지난달 25일 대우조선해양은 각 연도별로 4409억원, 4711억원, -5조5051억원의 영업이익은 -7784억원, -7429억원, 2조9372억원으로 수정됐다. 이로 인해 2013~2014년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던 것이 3년 연속 영업적자로 바뀌었고 엉터리 회계에 대한 빈축을 사는가 하면 분식회계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매출 감소분을 4조4820억원으로 공시하는 오류마저 뒤늦게 발견됐다. 실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은 4820억원이 감소했지만 뒤에 ‘0’이 하나 더 붙어 4조원 가까이 더 줄었다고 공시한 셈이다.
 
4일 만에 다시 정정 공시를 낸 대우조선해양 측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공시 담당 직원이 숫자를 입력하다 자릿수 표기에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뜩이나 부실 은폐 등의 의혹을 받아 온 대우조선해양이 투자자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공시에서 조 단위의 실수를 낸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직원들의 기강 해이까지 거론하고 있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조5000억원의 기록적인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가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2조원 가량은 2013~2014년 회계에 반영해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이번 정정공시를 냈다.
 
이는 업황 부진에도 2년 연속 영업흑자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고재호 전 사장의 업적이 부정되는 결과로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대우조선해양 투자자들은 서울지방법원이 이미 대우조선해양 사측과 고재호 전 사장, 딜로이트안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회계와 공시는 기업 운영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중소기업도 아니고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기업 대우조선해양이 한두 푼도 아니고 4조원이나 오타를 낸 것은 업무 기강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등의 혐으로 과거 재무제표 수정 경위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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