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그간의 여러 의혹이나 야권의 공세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는데, 이 같은 대응이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검사 사칭한 분이 검사독재 거론?” 이재명 주장 일일이 직격한 韓

한 위원장은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우선 제1야당이자 총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할 맞수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는데, 자신의 ‘운동권 청산’ 주장에 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검사 독재 청산’으로 대응하자 이날 “검사 독재란 말 자체를 일단 검사를 사칭한 분이 하는 게 코미디 같다. 정치공방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사회 시스템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자해적으로 그런 공방이 이뤄지면 안 된다”며 이 대표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얼마 전 이 대표 피습 이후 말도 안 되는 (축소·은폐 수사 의혹) 음모론 퍼뜨리면서 경찰을 집중 공략했는데 앞으로 검찰 없어지면 다음번 공약은 경찰 없애는 건가. 경찰이든 검찰이든 국민의 안전과 질서를 책임지는 중요한 국민의 자산이고 도구일 뿐 의인화해서 볼 게 아니다”라며 “정치적 이해관계, 자신의 방탄을 위해 국민의 자산과 도구를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폄훼할 경우 손해는 우리(국민)에게 오는 것이다. 우리 치안이 약해지고 범죄 대응 능력이 약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그는 “검사 독재를 한다면 이 대표가 지금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겠나. 만약 검사 독재가 있었다면 이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안타까운 점은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게 충격적이다. 이런 식으로 질곡과 파고를 거쳤는데 아직까지도 당을 장악하는 것은 대단한 정치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정치력은 배우고 싶지 않다”고 이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급기야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목표는 자기 생존, 당권 유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대표가 총선 목표로 제시한) 151석이란 그 숫자가 그 점을 엿보게 한다”며 “(현재 민주당이) 180석을 갖고 있는데 소박하다. 준연동형제로 해서 위성정당을 띄워서 하지 않느냐”라고 민주당이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준연동형’으로 유지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한 점도 싸잡아 꼬집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정치를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선수 1명이 야구한다고 (바꿨다)”며 “180석 가진 당들끼리 야합해서 이런 제도를 만들려고 든다. 만장일치로 할 것을 지금까지 왜 이렇게 지지고 볶고 했는지 모르겠다. 전부 동의했다는 건데, 왔다 갔다 하면서 거짓말하면서 대표한테 위임하겠다, 이걸 왜 한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병립형 입장이 한 번도 변한 적 없고 지금도 그렇다. 우리는 소수당이며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야구한다면 야구도 준비해야 한다”며 “여기서 위성정당 만들지 않고 최강욱, 조국, 윤미향, 김의겸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등이 (비례의석) 다 가져가게 둬야 하나. 그건 책임 있는 당이 아니다”라고 국민의힘도 비례정당 창당에 나섰음을 내비쳤다.

◆ 韓, 사천 논란엔 “한 달도 안 돼서 여당 사당화하면 정치의 신” 응수

비단 야당에 대한 공세 뿐 아니라 한 위원장은 자당 공천 관련 파열음 등 당내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정면 돌파에 나섰는데, 자신이 총선에 내세울 만한 인재로 직접 소개하기도 했었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김 위원은 남의 말을 듣는 사람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거기에 대해 사천사당화 논란도 있었는데 그런 문제는 저는 나올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정치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한 달도 안 돼서 집권여당을 사당화할 수 있다면 그분은 정치의 신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양지에 갈 수 있는 스타급 인재들이 자진해서 우리 당의 승리와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험지로 자진해 나간다면 저는 업어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불편해하는 분들의 생각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우리의 승리를 위해서 감수할 거라는 말씀을 드린다. 공천을 룰대로 할 것이고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그는 공천 원칙과 관련 “깨끗한 공천, 당사자를 설득할 수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이고 제가 그 공천하기에는 가장 준비돼 있는 대표다. 저는 아는 사람이 없다”며 “과거의 문제는 공천 과정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한 정당이, 자기가 신세 지거나 아는 사람 은혜 갚는 식으로 끼워 넣는다거나 최대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기 보다 그 이후에 내부정치나 자기 세력 확대를 목적으로 한 구도를 짜려는 식의 ‘사’(私·개인)가 들어갔을 때 선거는 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권력 실세가 공천 탈락할 수도 있는지’ 묻는 질문엔 “권력 실세, 의회 권력의 핵심 중 이길 수 있고, 선거에 도움 되는 분이라면 그분들이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집에 가서 말릴 것”이라며 “기준은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지역에 나가서 이기는 것이지 몇 선 이상은 그만둬야 하고, 어떤 권력과 친하면 그만둬야 하고 이런 식의 논리는 이기는 논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공천 배제된 김성태 전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성민·이철규 의원을 지목해 ‘이 참담한 결과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해 윤핵관의 공천 개입설이 불거지는 데 대해서도 “공천이란 게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데 공천은 당이 공정하게 하고 있다. 내 말이 안 믿어지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는 “대통령과 저는 굉장히 오래된 사이고 공적, 사적으로도 여러 인연이 있는데 지금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공적 지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것이지, 개인적 관계가 낄 자리는 없다. 한 쪽의 생각이 무조건 지배하는 관계가 안 좋은 관계”라며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의견을 갖고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되면 되고 저는 대통령과 제가 충분히 그런 관계라 생각한다. 정부여당은 민생, 나라의 안전, 임무 수행하는 데 있어선 시너지 내면서 상호 협력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그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최상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 김건희 의혹엔 “국민 걱정 분명…앞으로 특별감찰관 임명해 보완 가능”

한편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선 신중한 자세를 취했는데,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며 명품가방을 건넨 재미교포 목사 최재영씨의 수사 필요성에 대해서도 “친북적인 사람이 공격 의도로 했다는 게 너무 명백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경호 문제나 여러 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에 ‘구체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나 국민들 걱정할 부분을 언급해 달라’는 주문이 나왔는데, 그는 “저는 국민 눈높이에서 정치하는 사람이다.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날 밤 있을 윤 대통령의 신년대담을 들어 “오늘 대통령께서 적절하게 잘 말씀할 거라 생각한다”고 윤 대통령에게로 공을 넘겼고 ‘검사 한동훈에게 김 여사 사건이 배당됐다면 어떻게 처리했겠나’란 질문에도 “사법적 영역에서 그렇게 가정하는 것은 괜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 위원장은 거듭 “사안 본질 자체는 몰카 공작이 맞고 그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불안함이나 걱정할 점이 있었던 것도 분명해 그런 부분은 앞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앞으로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김 여사 관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한 위원장은 “공직에서 있었던 사안을 공직 끝내고 정치에 나서서 풀어내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여러 보고 받은 내용은 있지만 법무장관을 그만둔 이후 말씀드리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고, ‘검찰이 시간을 오래 끌 게 아니라 결과 자체는 이미 발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런 지적이 있을 수 있는데 검찰 입장을 대변하거나 대신 설명할 입장은 아니라 그 점에 대해 설명 드리기는 곤란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김 여사 의혹에 대해 한 위원장이 이런 반응을 내놓은 게 여론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유권자 1005명에게 실시해 6일 공개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적절한가’란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3%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몰카 공작이므로 해명이나 사과할 필요 없다’는 응답은 19%에 그쳤고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비율은 40%,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비율은 31%로 집계됐다.

비록 ‘몰카 공작이므로 해명이나 사과할 필요 없다’는 응답이 국민의힘 지지층(41%)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층(44%)에선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27%)거나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24%)는 응답율이 20%선을 넘게 나와 이날 한 위원장의 ‘본질은 몰카 공작’이라는 관훈클럽 답변만으로 넘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윤 대통령이 KBS 신년 대담을 통해 직접 설명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이 논란을 완전히 종결지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