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에서 '외골격 슈트' 개발자 홍만복 박사 단독 인터뷰
최근 인구 감소로 약화되고 있는 보병 전력 증강의 핵심 '외골격 슈트'
웨어러블 로봇 타입들...엉덩이나 발목만 도와주거나, 소총만 드는 등
"처음 개발 때는 걷지도 못했다…국방 분야 넘어 장애인 지킬 기술까지"
"산을 뛰어다닐 기술…누구도 확보 못한 기술, 반드시 먼저 확보할 것"

지난 24일 시사포커스 취재진은 세종시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실에서 미래 보병의 전투력과 생존성을 대폭 향상시켜 줄 입는 로봇 '외골격 슈트'를 개발 중인 홍만복 국방과학연구소 박사를 만났습니다. 

군용 외골격 슈트는 현재 인구 감소로 약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보병 전력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만한 신무기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취재진은 홍 박사와 함께 대한민국 외골격 슈트 기술의 미래와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하는 일은?

"자주국방 완수에 기여하는 것을 저희 기관의 목적으로 그렇게 정의를 했다. 또 나라를 지키기 위한 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중점에 두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하고 계시는 '외골격 슈트'는 어떤 건지?

"사람이 입는 로봇을 뜻한다. 입은 사람이 추가적으로 힘이 필요할 때 그 상황에 맞춰서 힘을 보조해 주는 그런 로봇이라고 보시면 된다. 재활 치료, 노약자 보조, 산업 근로자 등을 지원하는 그런 방향을 중점에 두고 개발 중인데,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개인 병사에 적용하는 것을 특화해서 군사용 목적에 맞춰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진들은 항상 군인들에게 더 좋은 무기를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데, 가장 큰 문제가 무기의 무게다. 예를 들어 화력이 엄청 좋은 무기를 개발해서 병사에게 줬는데 그게 너무 무거우면 병사들의 기동성이 떨어지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생존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외골격 로봇은 기존의 개인 병사가 운용할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무장들을 이제 개발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될 것이다."

-현재 개발 단계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을 포함해서 중국, 러시아, 그리고 대만까지도 군사용 착용 로봇에 대한 개발을 계속 진행해오고 있다. (다른 나라 모든 연구원들은) 하지 전신형 외골격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외골격 하나만 가지고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힘도 아주 세고, 아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등의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전 세계적으로 (외골격 슈트) 기술 개발을 시작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슈트들은 너무 무겁고, 복잡한 데다가 파워 소모도 심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하지 전신용으로 개발을 하지 않고 시스템을 단순화 시켜 특정 관절만 도와주는 모듈형 타입이나, 구동기나 배터리 등의 전자 장비를 완전히 제외한 순수한 수동형으로 스프링의 탄성 같은 것만 사용해 특정 작업만 도와주는 타입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착용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딱딱한 프레임을 아주 최소화한 소프트타입 착용 로봇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소프트타입 착용 로봇은 주로 와이어나 고무줄 같은 탄성체를 사용하여 좀 더 편의성과 착용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외골격 슈트의 능력치는?

"굉장히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하지만 사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이 굉장히 다양한 타입이 있다. 예를 들어 엉덩이만 도와준다든가, 발목만 도와준다든가, 소총만 들어 준다든가 등의 다양한 타입이 있다. 그래가지고 얼마나 무게를 들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특정해서 말씀드리기가 힘들다. 그리고 아직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 확실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외골격 슈트에 장착할 수 있는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장착할 수 있는 무기에 대한 것도 아직 제시된 바가 정확히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도 제시된 게 없다. 아직 외골격 플랫폼 기술 자체가 성숙된 기술이 확보가 안 된 상태기 때문에 모든 나라들도 플랫폼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병사가 중형기관총을 운용할 때 무게를 보조해 줄 수 있는 외골격 장치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현재 지뢰탐지 병사가 운용 중인 무게가 많이 나가는 지뢰탐지기나 보호 장구를 보조하는 엑소슈트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근미래에 영화에 나오는 아이언맨 슈트 같은 것이 개발될지?

"영화 아이언맨이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나오는 외골격 로봇들이 어떻게 보면 저희들 연구의 모티브가 된 영화들이다. 하지만 그러한 슈트들은 힘도 세고 막 날아다닐 정도로 기동성도 좋고 에너지 걱정도 없다. 그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슈트를 개발하려면 구동기, 배터리, 센서 등의 기반이 되는 요소 기술들에서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현재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고, 전장에서 병사에게 어느 정도 기동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그런 외골격 슈트 개발은 아마 근(가까운)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외골격 슈트를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처음에 외골격 슈트를 개발했을 때는 잘 걷지도 못했었다. 그리고 저희들(연구원)은 슈트를 개발할 때 계속 입고서 테스트를 한다. 입은 상태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기구도 수정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맞춰 놓고 완성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입혀보는데, 입혀보면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 '아 이거 왜 이렇게 불편해? 하나도 안 도와주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외골격 슈트를 개발할 때 다른 여러 착용자들이랑 잘 어울리면서 동작하는 로봇을 만드는 게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연구를 하는 이유는 이 기술이 민간으로 퍼지게 된다면 장애가 있으신 분들과 노약자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장애를 가진 분들과 미팅을 했었는데, 그분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본인 스스로 책을 넘기고 싶고, 음식을 만들고 싶고, 옷을 입고 싶다'고 말했었다. 이러한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그냥 옆에 사람이 도와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장애를 가진 분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존엄성의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군사용 입장에서는 병사들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확보해 줄 수 있는 그런 기술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까지 산을 뛰어다니는 병사들에게 적용 가능한 그런 성숙된 기술을 그 어느 나라도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 국방과학연구소는 군용 외골격 슈트 기술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 한가운데서 아직 아무도 찾지 못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저희 국방과학연구소는 반드시 그 돌파구를 누구보다 먼저 찾아낼 것이다.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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