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통도사 찾아 ‘불심’ 경쟁···사실상 총선 ‘표심잡기’ 행보 중
성파스님 “한민족·한복·한식·한옥” 발언에 한동훈 “저도 한가” 재치답변
통도사 이어 문재인 예방까지 한 홍익표, 文 단합 메시지로 위기 극복?
여야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국민의힘, 오늘도 3인 전문가 영입 발표

12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우)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성파 스님과 환담을 위해 정변전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12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우)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성파 스님과 환담을 위해 정변전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월 10일에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민심 잡기’ 경쟁에 시동이 걸린 양상을 보였는데,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늘은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각각 방문해 ‘불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에 시선이 집중됐다.

◆ 경남 양산 통도사 찾은 여야 ‘불심 잡기’, 한동훈 “저희가 더 잘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성파 스님이 계신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열린 신년하례법회에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먼저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신년하례법회에 앞서 성파 스님과 통도사 정변전에서 만남을 가지며 “신년 하례에 맞춰 방문했는데 오늘 좋은 가르침을 주시면 잘 새기겠다”고 밝혔다.

성파 스님은 이날 한 위원장에게 “혁신을 얘기하는데 우리나라의 혁신은 우리 민족문화와 정신을 잘 이어가는 것이 혁신이다. 우리 정신문화를 살려야 우리 민족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하자, 한 위원장은 “말씀하신 우리 정신문화를 잘 받들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명심하겠다. 말씀 주신대로 걱정하지 않도록 저희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성파 스님은 “우리나라 국호가 대한민국 한국이고, 민족도 한민족이고, 입는 것도 한복, 먹는 것도 한식, 집도 한옥이다”고 ‘한’(韓)이라는 글자를 강조하자, 한 위원장은 “저도 ‘한’가 입니다”고 재치있게 답해 현장에 모인 참석자들이 일제히 폭소를 터트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대구를 시작으로 하여 광주, 충북 청주, 경기 수원, 강원, 경남, 부산 등 전국을 순회하는 광폭 행보에 나서며 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무엇보다도 전국을 돌고 있는 한 위원장의 현장 행보에 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끌었고, 마찬가지로 오는 14일과 16일에도 충남과 인천을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사실상 총선을 위한 표심잡기 행보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민주당, 이낙연·비명계 잇따른 탈당에 文 단합 메시지로 지지층 이탈 차단까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좌)와 문재인 전 대통령(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좌)와 문재인 전 대통령(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우)

아울러 경쟁 상대인 민주당에서도 이날 통도사를 찾아 불심 잡기에 집중했는데,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성파 스님과 환담 자리에서 “올해는 선거도 있고 국민들도 지금 많이 어려워하시니깐 불교계에서 많이 기도해주시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노력해주시면 저희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성파 스님은 홍 원내대표에게 “우리는 말 그대로 호국불교 아니냐.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말고 우리나라를 위한 불교와 전통문화의 가치를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고, 홍 원내대표는 성파 스님에게 “불교계 말씀을 잘 경청해서 사회통합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불교계에서도 필요한 일이 있으면 당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이날 양산 평산마을도 함께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는데, 그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가 원로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로 분류되는 ‘원칙과 상식’ 모임의 현역 의원이 잇따라 탈당한 상황이 발생하여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한 수습 차원에서 단합의 메시지를 내달라는 의도일 것이라고 일각은 분석했다.

그래서인지 문 전 대통령은 “정치가 다시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비상한 시기로,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어야 한다”며 “당이 하나 된 모습으로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아울러 홍 원내대표도 “문 전 대통령에게 당내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반 위에 단단하게 결속하는 민주당으로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알리면서 “문 전 대통령도 걱정을 많이 하신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의 단합과 화학적 결합이 중요한데 분열적 요소가 나타나는 데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덧붙여 사실상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 거대 양당,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국민의힘, 이날도 ‘3인의 전문가’ 영입 발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재영입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재영입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한편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는 총선을 위한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한 분위기였는데, 이는 정당의 인재 영입이 유권자들에게 정당의 유능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바로미터적인 성격으로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등 3인을 영입했고, 갤럭시 성공 신화를 쓴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영입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레나 교수는 혁신기기를 통해 인류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휴대용 의료기기 제조 회사인 레미디를 창업해 최근까지 대표이사로 활발히 활동했다”면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이공계 여성 인재 양성과 바이오헬스케어 정책 수립에 함께 하기 위해 국민인재로 모셨다”고 밝혔다.

이어 조 의원은 “강철호 회장은 글로벌 과학 기술 분야의 역량 있는 전문 경영인이고,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는데 큰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설명했고, 이어 “전상범 전 부장판사는 늘 사려 깊은 판단과 공정한 판결로 법조계 찬사를 받아온 젊고 강직한 판사였으며, 늘 약자와의 동행에 앞장서는 소장개혁 판사로 피해자 보호에 중점을 둔 입법활동으로 큰 역할을 하실 인물이기에 국민인재로 모셨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고동진 전 사장의 영입설에 대해서도 “지금 논의가 진행 중이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고 전 사장은 지금 깊은 고민을 하고 계시며 저희는 답볍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희로서는 수락하셔서 국민의힘과 함께 22대 총선에 출마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또한 조 의원은 앞서 영입한 박상수 변호사가 과거 ‘여성 혐오’ 발언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는데, 조 의원은 “아무리 뛰어나고 큰 업적이 있더라도 우리 사회의 분열이나 갈등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면 영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원칙론을 내세우면서 “국민의힘은 논란된 발언에 대해 박 변호사가 해명하는 것을 보고 있고, 이에 대한 국민의 판단도 저희가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내달 초까지 국방·보건·간호·바이오·직능·행정 등 총 40여 명 정도의 인재를 추가 발표할 예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는데, 민주당은 인재 1호인 기후환경 전문가 박지혜 변호사를 시작으로 ▲2호 4차산업 전문 이재성 엔씨소프트 전 전무 ▲3호 류삼영 전 총경 ▲4호 외교안보전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 ▲5호 보건의료 전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6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전은수 변호사를 영입했으며, 오는 15일과 17일에 인재 8호와 9호를 발표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한편 거대 양당의 총선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거대 양당 체제를 겨냥한 제3지대의 신당 창당을 꾸리고 나선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도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 등 많은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선거 구도가 급변할 가능성이 높아 총선 판도의 유불리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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