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 '적법했다'는 문장으로 책임 자유로울 수 없어"

12일,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 관계자들이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오훈 기자]
12일,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 관계자들이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청원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세상을 등진 배우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문화예술인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12일 봉준호 감독과 배우 김의성 등이 속한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가 최초 누출된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2개월여에 걸친 기간 동안 경찰의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거기에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조사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또 "언론관계자의 취재 협조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3차례에 걸친 소환절차 모두 사건관계인 출석 정보를 공개로 한 점, 소환 당일 고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이 과연 적법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아울러 "수사당국은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단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함께 나온 배우 김의성은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난 2개월여 동안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격살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해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또 가수 윤종신은 "언론 및 미디어에 묻는다"며 "고인에 대한 내사 단계의 수사 보도가 과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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