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15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주고 영입했는데 당 대표가 혁신위를 비판하면 그건 자가당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는 당 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에 만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는데, 이는 전날 김 대표가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혁신위에 경고했던 발언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제 마음에 안 든다고 당 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제한하고 감시한다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며 “우리 당이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다가 오랜만에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김 대표를 향해 “혁신안 수용하고 당을 새롭게 하라”며 “그래야 그나마 내년 총선이라도 해볼 수 있다”고 주문했는데, 하지만 김 대표는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우택 국회부의장실 주최 ‘광복 100주년의 꿈, G3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과 마찬가지로 혁신위를 꼬집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대표는 총선 관련 주도권, 결정권이 당 지도부에 있다는 듯 “총선은 종합 예술작품이다. 단편 예술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작품인 만큼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며 “총선 관련 당내 여러 기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 기구들에서 혁신위 안건들을 잘 녹여내고 그것이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당 지도부가 잘 이끌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김 대표의 이날 발언 중 “당을 중심으로”라는 표현은 앞서 같은 날 오전 인 위원장이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임무를 끝까지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밝힌 데 맞서 총선은 대통령이 아니라 여당 지도부에서 지휘하겠다고 응수한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비록 김 대표는 이날 ‘2호 안건 관련해 혁신위와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혁신위가 당 체질을 개선하고 당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당연히 존중한다”고 답하기도 했으나 그는 ‘혁신위 내부에서 반발도 있는 것 같다’는 등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 현재 지도부와 혁신위 간 불편한 관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