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총동원령 내리고, 민주당은 야권 연대론 열어두고
여야, 대선후보급 인사까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로 합류
與, 현역 의원에게 강서구 각 동 지정하며 추석 연휴 과제까지
與 총동원령에는 견제구 던지는 野 “윤심공천, 김태우 구하기”
여야, 보궐선거 패배시 지도부 해체 수순까지 큰 타격 따를 수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선대위 개소식(위)과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선대위 개소식(아래)에서 여야 지도부가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사진 / ⓒ뉴시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선대위 개소식(위)과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선대위 개소식(아래)에서 여야 지도부가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며 구속 기로에 놓여진 가운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11일에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며 총력전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사활 거는 여야, 보선 이겨야 총선 승리?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에 열리는 총선의 표심을 예측할 수 있는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인 바로미터 성격으로 여야가 모두 접근하고 있는 만큼 양당은 후보 선출부터 신중한 자세를 취하며 눈치 작전의 선거 전략을 꾀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양당 지도부는 모두 강서구에서 일제히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며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들을 전격 지원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공을 들였는데, 일단 민주당은 경찰청 차장 출신의 진교훈 후보를 전략공천하여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전 구청장을 공격하기 위한 ‘검·경(검찰·경찰) 프레임’을 꾀하는 듯한 선거 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초반에는 당 후보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가 경찰 출신을 전략공천하여 도발하는 듯한 모습에 다소 불쾌감을 엿보이면서 입장을 선회해 후보 공천에 나섰고, 급기야 김태우 전 구청장에게도 출마의 기회를 주어 3파전의 경선을 통해 다시 김태우 전 구청장이 여당의 구청장 후보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김태우 후보는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한 탓에 재선거를 치루는 것이기에 야권에서 혈세 낭비와 혐의를 집중 공세하고 나설 가능성도 높은 상황인 만큼 결국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일각은 진단했다.

◆ 김태우 적극 지원 나선 與, 현역의원에 대선후보급 인사까지 총동원령

국민의힘 김태우 서울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좌)와 김기현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TV
국민의힘 김태우 서울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좌)와 김기현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TV

그래서인지 국민의힘 측은 김 후보의 부정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일단은 김 후보가 ‘공익제보자’인 점을 들면서 유죄 판결의 부당성을 적극 피력하며 김 후보를 적극 지원 사격하고 나섰는데, 여당 지도부는 지난 21일 강서구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데 이어 전날(25일)에도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에 총출동해 김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방신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하면서 상인들과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가졌는데, 김 대표는 당시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인회장님을 만나 건의사항을 들었고 상인들 사이사이를 지나며 말씀을 들었다”며 “상생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만들도록 예산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더군다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중진들과 대선후보급 인사들도 대거 김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는데,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충북 지역에서 5선을 한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충남 지역에서 5선을 한 정진석 의원이 맡았으며,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성태 전 의원(강서을 당협위원장)과 구상찬 전 의원(강서갑 당협위원장)도 참여했다.

더욱이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과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나경원 전 의원도 공동 상임 고문으로서 선대위에 합류했으며, 이어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권영세 의원도 이날(26일) 선대위 상임 고문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선대위는 이날 오후에 선대위 출범식을 가지면서 위촉식과 대책회의도 함께 진행했는데, 이날 행사에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배현진 부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총출동했다.

아울러 김기현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김 후보는 서슬 퍼런 문재인 정권 핍박에 굴하지 않고 권력형 비리 실체를 국민께 알리고 조국 사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인물이다. 강직한 사람, 용감한 사람, 바른 사람이다”며 “김 후보는 억지스러운 검경 대결 프레임 조작을 위해 동원된 아바타 후보(진교훈), 이재명 대표의 꽃길 공천 후보와는 출발부터가 다르다”고 치켜세웠다.

이렇듯 국민의힘 측은 당 지도부 차원으로 국한하지 않고 전당적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였는데, 특히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김 후보의 보궐선거에 선거 지원 활동을 협조해 달라는 공문까지 발송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공문에는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강서구 내 유관기관과 간담회 진행 요청 ▲강서구에서 최소 3회 이상 오·만찬 및 전통시장 방문 요청 등의 구체적인 활동 범주도 정해줬으며, 심지어는 현역 의원들을 강서구의 각 동에 담당 구역을 지정해 주기도 해 사실상 메머드급의 선거 지원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만큼 집권 여당에서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총력전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됐는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석 민심이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정설도 있는 데다가 추석 연휴 후 바로 열리는 선거인 만큼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작은 선거가 아닌 총선 전초전으로 분석될 가능성이 높기에 여권에서는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정권심판론 꺼내든 野, 與공세 견제구에 야권 연대론 언급까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5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5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반면 민주당 측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는데, 민주당은 지난 22일 강서구에 있는 진교훈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 데 이어 지난 24일 개소식에도 참석해 선거 승리를 다짐했는데, 당시 개소식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현역 의원 30여명도 함께 참여했다.

더욱이 이 대표를 대신해 최고위원회의를 이끌고 있는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당시 최고위 회의에서 “지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지키자’고 하는 입당 러시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보궐선거 승리에 대한 청신호”라고 풀이하면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폭주 기관차를 막아내는 선거다. 모두 투표장에 나가 심판의 표를 행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개소식에도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해 대선후보였던 정세균·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으며, 추미애 전 대표는 직접 참석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면서 진 후보의 선거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총동원령의 총력전에 나선 국민의힘을 겨냥해 공격을 가하고 나서기도 했는데, 실제로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특명을 받아 김태우 구하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총동원돼 강서구를 융단폭격하고 있다”며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총알받이’냐. 국민의힘이 ‘윤심공천’을 정당화하기 위한 시험장이 아니다”고 공세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어제 윤재옥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활동에 나서라며 오만찬, 유관기관 방문, 현장 간담회, SNS 홍보 및 결과 보고서를 내라고 요구했다”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갈수록 ‘꼼수 특혜 사면, 용산 하명 공천’이라는 정치사상 전례 없는 무리수를 정당화하기 위한 시험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그는 “안철수, 정우택, 정진석 등 중진 의원들을 투입한 것은 새발의 피였다. 의원들로 강서구를 ‘융단폭격’ 하겠다는 국민의힘의 무도함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고 비난하면서 “강서구청장 자리는 윤석열 정권의 불통과 폭주를 정당화하기 위한 전리품이 결코 아니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지금 총력을 기울일 곳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민생과 경제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맞대응에 나섰다.

더군다나 진교훈 후보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퇴행, 이런 것 등을 보면서 윤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히면서 “본인들의 귀책사유로 인해서 발생한 보궐선거에 자당의 후보를 또 추천한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진 후보는 “검찰과 경찰이라고 하는 구도를 원치는 않지만, 검찰 출신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경찰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 과연 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 이것을 한 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면 검찰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수사라고 하는 아주 좁은 영역에서 그야말로 범죄자를 처벌하는 쪽에만 일이 집중되어 있는 반면에 경찰 같은 경우에는 수사도 있지만 범죄의 예방과 사회적 약자의 보호, 공공의 안전과 질서 유지 등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다”고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대치전을 펼쳤다.

아울러 진 후보는 국민의힘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해 김 후보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는 모래성이고 허장성세라고 생각한다”며 “운동장에서 반칙으로 퇴장을 당하기 직전에 선수들이 막 크게 오히려 큰 제스처와 목소리로 항의하지 않느냐. 저는 그것이 연상됐다. 그리고 관중석에서 보면 그게 더 잘 보이는데, 국민들도 이것을 정확하게 보고 계실 것”이라고 혹평했다.

심지어 진 후보는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야권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늘 열어놓고 있다”고 밝히면서 “적어도 김태우 후보가 다시 구청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강서구민께서 마지막에는 그래도 이길 수 있는 후보, 이길 수 있는 정당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돌발 변수로 출렁이는 강서구청장 보선, 그래도 지는 쪽에는 큰 타격 있을 듯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태우 서울강서구청장 국민의힘 후보,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태우 서울강서구청장 국민의힘 후보,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하지만 구속 갈림길에 있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당 내부가 혼란한 상황인 데다가 당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 이탈표를 던져 계파 갈등이 극심해진 분위기라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표심에 대한 돌발 변수가 있는 상황이기에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이후 이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서도 일단 민심에 큰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즉, 이 대표가 구속되게 된다면 친명계와 강성지지층에서는 항의 방탄 시위 등의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은 더욱 커질 수 있어 중도층의 민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비교적 높지 않은 상황에 있기에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이 불리한 지형에 있다는 평가가 좀 더 우세하다는 평가 속에 있는 가운데 더욱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되어 국민의힘의 큰 패배가 예상되기도 한다.

한편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쪽이 지도부 해체 수순까지의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 따라 총선을 앞 둔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그렇다”고 확신하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나오면 수도권 위기론은 가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당의 중요한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을 미리 확인해 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며 “지는 진영은 메가톤급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