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정치권 쟁점으로 급부상
정부·여당, 대선 최대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하며 배후 수사 요구
대통령실 “대장동 사건 몸통을 李에서 尹으로 뒤바꾸려 한 정치공작”
이동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해야, 포털 책임 묻는 입법도 필요”
‘사과문’ 올린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금전 거래한 사실 확인돼”

윤석열 대통령(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윤석열 대통령(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선 투표를 사흘 앞두고 보도됐던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급부상했는데, 특히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를 2022년 대선 최대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하여 정국에 위기감이 흘렀다.

◆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에 국민의힘 “대선 최대 정치공작 사건” 규정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장동 몸통 바꿔치기 정치공작을 위한 김만배 신학림 인터뷰 조작 사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며 “대장동 몸통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둔갑시키려 한 2022년 대선의 최대 정치공작 사건이다. ▲김대업 정치공작 ▲기양건설 로비 가짜 폭로 등 그야말로 정치공작의 계보를 잇는 사건이다”고 규정했다.

앞서 대선 본투표가 있기 사흘 전인 지난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에서는 김만배씨가 신학림씨의 진행으로 한 인터뷰 내용이 허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당시 인터뷰는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 씨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윤석열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사건도 무마해 줬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2021년 9월 김만배가 신학림을 만나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브로커 조모씨에게 커피를 타 주며 사건을 무마했다’는 허위 인터뷰를 기획한 건 누구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당시 김만배는 조우형에게 ‘내가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며 알리바이까지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윤 원내대표는 “이 거짓 인터뷰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당시 이재명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들먹이며 ‘윤석열 대장동 몸통설’을 주장하고 이슈화시키려 했다”고 꼬집으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 정치공작의 배후를 밝히고 공모·동조한 자를 밝혀내야 할 것이고, 가짜뉴스 인터뷰에 대형 스피커를 달아 증폭시킨 언론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 파상공세 나선 국민의힘 “희대의 선거범죄, 명명백백 진실 밝혀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운데)와 박대출 정책위의장(왼쪽) 이철규 사무총장(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운데)와 박대출 정책위의장(왼쪽) 이철규 사무총장(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김경민 기자

아울러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날 같은 회의에서 “대장동 비리의 핵심 김만배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만든 상상 속 ‘커피 공작’ 의혹이 실로 충격적이다. 가짜뉴스 보도 시점도 대선 사흘 전이었는데, 허위 사실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치명타를 입히겠단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김만배는 대선이 끝나고 나중에 ‘아니라고 하면 된다’는 대범함까지 보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2022년 김대업 병풍 조작 시즌2’를 방불케 하는 희대의 선거범죄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심지어 박 정책위의장은 “가짜뉴스 최대 수혜자가 될 뻔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여전히 입을 닫고 있는데, 왜 이번에는 야당 탄압을 운운하지 않는 것이냐”고 쏘아붙이면서 “신 전 위원장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기 직전에 이 대표가 뜬금포 단식에 들어간 것도 시점이 묘하기 짝이 없다”고 의구심을 내비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그는 “민주당과 김만배 일당, 뉴스타파를 비롯한 좌파 언론과 노영방송이 마치 한통속처럼 움직였다. 기획부터 스토리텔링, 연기, 홍보, 댓글단까지 가짜뉴스 조작단은 마치 군사 작전하듯 분업을 벌인 모양새”라면서 “최근 1~2년 안에만 해도 생태탕 사건, 청담동 술자리, 김건희 여사 명품백, 그리고 김만배 커피까지 있지도 않은 상상 속 소품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희롱당했다. 언론은 최소한의 팩트 체크도 없이 ‘상상 속 커피’를 기정사실인 양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엄중히 다스리지 않으면 선거 때마다 정치공작이 판칠 수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찬가지로 이철규 사무총장도 “언론에 40여년간 몸담으면서 언노련 위원장까지 역임한 신학림은 허위 사실을 보도하는 대가로 김만배와 인터뷰 직후 1억60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긴 의혹까지 받고 있다. 책 3권의 가격이 1억6500만원이라니 참으로 기가 차다”며 “아주 파렴치하고 반민주주의적인 범죄다. 대선을 뒤집기 위한 정언유착의 의심을 넘어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총장은 “그냥 덮고 넘어갈 순 없다. 국민 뜻을 훼손하는 왜곡시키는 공작 정치가 더 이상 활개치지 못하도록 몸통은 물론 그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내야 할 것”이라며 검찰을 향해 “사안의 중대성을 엄중히 받아들여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더해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윤석열-조우형 커피’ 보도가 허위로 드러났는데, 당시 김만배는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이재명이 대통령만 되면 당신들 모두 3개월 내에 전부 다 무죄가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회유할 정도로 이 대표와 긴밀한 관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김만배와 한 몸인 이재명 대표는 국회 앞에서 출퇴근 단식 농성을 할 것이 아니라 반쪽 김만배가 있는 검찰청에서 완전체로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 정부도 강경 대응 입장 표명, 대통령실 “이 기회에 악습의 고리 끊어야”

용산 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용산 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성명을 통해 “대장동 사건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뒤바꾸려 한 정치 공작적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 사건인데, 이번 기회에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렇게까지 비윤리적인 보도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 입장도 그때와 같은지 해명해야 한다”고 강경 대응 의지를 내보였다.

더욱이 현재 검찰도 신학림 씨가 김만배 씨에게 1억6500만원을 받고 허위 인터뷰를 한 내용을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했다고 알려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특히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해 관련자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도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 논란에 대해 “가짜 뉴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중대 범죄 국기 문란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수사와 별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돈을 받고 조작을 하는 것은 가짜뉴스의 악순환 사이클이다. 인터넷 매체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소위 공영방송이라는 곳들이 받아서 증폭시키고 특정 진영에 편향된 매체들이 방송하고 환류가 된다”며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포털의 가짜뉴스 전달 책임이 애매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급기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날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방통위에선 가짜뉴스를 고의로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은 폐간하여 패가망신시켜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급기야 “범죄 수사할 때 몸통이 누구인지를 보려면 사기를 통해 가장 이익 보는 사람이 배후라고 한다”며 사실상 가짜뉴스의 배후로 이재명 대표를 지목해 여야 정치권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 공식 사과 나선 뉴스타파 “금전 거래한 사실 확인돼, 깊이 사과드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해당 인터뷰를 보도했던 뉴스타파 측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올리면서 “뉴스타파 전문위원 신분이던 신학림 씨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와 1억 6500만 원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전 거래의 경위는 차후 법적 절차를 통해 명확히 밝혀질 일이지만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며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뉴스타파 측은 “신학림 씨는 금전 거래가 있기 수일 전인 2021년 9월15일 김만배 씨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6개월 가까이 흐른 2022년 3월4일 뉴스타파 취재진에 전달했다. 해당 녹음파일이 당시 대선 정국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대장동 사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판단하고 알권리를 위해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해당 매체는 “(보도) 결정 과정에 신학림 씨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피력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음파일을 제공한 신학림 씨가 김만배 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얽혔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다만 뉴스타파는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김만배 씨와 신학림 씨의 금전 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완전한 허위였다거나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도 있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이는 뉴스타파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뜨리겠다는 의도인데, (우리는) 어떤 탄압이 있더라도 시민들이 만들어준 사회적 자신인 뉴스타파를 지켜내겠다. 치밀한 팩트 체크를 통한 합리적 반박 보도는 물론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또 다른 한편, 민주당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 공작이라는 목소리도 솔솔 흘러나오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앞으로 여야가 해당 사건을 두고 정쟁을 벌일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고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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