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쌓인 민주당 상황에도 지지부진한 국민의힘 지지율
여권 내 총선 걱정·우려 목소리 한가득, 다양한 해법 제시까지
수도권 위기에 흔들리는 與 지도부, 책임론 놓고 공방 양상까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과 관계자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과 관계자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제22대 총선이 내년 4월에 열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및 김은경 혁신위원회 설화 논란 등 각종 악재에 놓여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지지율 부진을 보이며 연일 ‘수도권 위기설’에 휩싸여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 국민의힘 지지율 고전에 커지는 ‘수도권 위기설’ 일파만파

일단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가 지난 3일 국민의힘 자체 여론조사에서 수도권에서 여당이 전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되어 시작됐지만, 이후 신 변호사가 자신의 말을 번복하면서 급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재점화되고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윤관석 의원이 구속되어 정치적 셈법에 따라 이득을 노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각축전을 벌이는 듯한 결과가 나오고 있어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설에 힘이 실리는 듯한 기류가 엿보였다.

실제로 10일 공개된 여론조사전문회사인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5.4%로 집계되면서 민주당(36.8%)에 비해 오차 범위 내 접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기록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의 전화 조사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 하태경 “총선 자체가 위기, 이대로 가다가는 120석도 불안한 상황”

윤석열 대통령(좌)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우). 사진 / 대통령실, 시사포커스DB
윤석열 대통령(좌)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우). 사진 / 대통령실, 시사포커스DB

국민의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사실상 박스권에 갇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여권에서는 이를 걱정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에서 과반은 고사하고, 120석도 불안한 상황이 된다”며 “수도권 위기뿐만 아니라 총선 자체가 위기”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지게 된다면) 5년 동안 대통령 하고 싶은 거 하나도 못 하는 완전한 ‘식물 정부’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된다는 점을 피력하고 나섰다.

그는 “지금 이런 상황으로 가다가 무조건 (국민의힘의) 참패인데, 좋은 사람이 누가 (당에) 들어오려고 하겠는가”라고 지적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 가만히 있어도 좋은 인물 많이 들어온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올리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하 의원은 “이번 총선은 사실상 가장 중요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면서 “(최근 여론조사 상으로는)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못 넘어간다. 30% 초반대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수도권은 거의 몰살이다”고 걱정하면서 중도층의 지지 기반을 높일 수 있는 국정운영 기조로 전환해 줄 것을 촉구했다.

더군다나 그는 “내년 총선에 이재명 변수는 없다. 지금 우리 당내 일각에서 ‘이재명 대표하고 총선 하면 해볼 만하지 않나’고 이런 안일한 생각이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된다”며 “이재명 대표는 이미 감옥에 있었어야 할 사람이다. 이재명이 없다는 전제하에 선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을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 수도권 위기에 근심 가득한 여권 ‘이대로는 곤란’, 지도부 책임론도 꿈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좌)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우). 시사포커스DB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좌)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아울러 김재원 최고위원도 전날 YTN라디오에 출연하여 “지금 민주당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 어떻게 보면 국민의힘이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여론조사 상으로는 여야의) 지지율이 비슷하다”고 꼬집으면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는 현실적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또한 윤상현 의원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개월 남짓한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 “수도권, 중도층, 2030세대 등 중요 유권자가 지지할 수 있는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윤 의원은 “대통령과 장관만 보이고, 우리 당과 당대표는 안 보인다. 민생을 해결하고 의제를 발굴하는 여당의 소식 대신, 윤리위 징계 뉴스만 나오니 ‘징계 리더십’이란 오명까지 얻었다. 또 문재인 정권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실망스럽다”고 비판하면서 “이 같은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우리 당 지도 체제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안철수 의원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내년 총선과 관련해 “각 지역에서 인지도가 있고 국회의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들이 작년 지방선거 때 지자체장으로 대거 당선되거나 공공기관장으로 갔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의)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또 대부분 (수도권) 국회의원이 민주당이다 보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 그들과 대항해 싸우기 대단히 어렵다”고 분석하면서 “심각한 위기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 지도부 책임론에 방어 나선 이양수 “수도권 민심, 원래 우호적이지 않았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우리 당의 경우 서울‧경기‧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서 역대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노태우 정권 이후 8번 정도의 선거가 있었는데, 그 8번 선거 중 우리가 (수도권에서) 이긴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수도권 민심이라는 게 우리 당에 그렇게 우호적이지가 않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이 부대표는 “서울이나 경기 서남부 이쪽으로는 상당히 우리가 취약한 지역이 많이 있는데, 이런 지역을 이기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은 인물도 많이 확보해야 하고, 20‧30‧40대들이 원하는 정책을 많이 구사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만 노력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피력하면서 이어질 당 지도부 책임론을 선제 차단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지도부 책임론 정조준, 이준석 “강서구청장 후보 내고 성적표 받아보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권민구 기자

한편 최근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당 지도부의 책임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나서자 이준석 전 대표는 곧장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까지 몇 달 안 남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 안 어려운 척하는 건 그냥 무책임한 시간 끌기”라고 비판하면서 “수도권에서 그렇게 위기가 아니라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 내고 성적을 받아보면 될 것 아닌가”라고 반론을 펼쳤다.

즉, 이 전 대표는 오는 10월11일에 열리는 서울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내년 총선의 수도권 판세를 읽을 가늠자로 활용하자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인데, 이 전 대표는 “수도권 지역에서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하던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이기면 거꾸로 인재가 몰려들 것이니 본인들의 인식과 판단이 맞다면 무조건 후보를 내고 선거에서 성적표를 받아봐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내는 건 그냥 질까 봐 안 내는 거밖에 안 된다”라면서 “수도권은 통계만 봐도 한 군데 성적표가 있으면 지역구별 득표율 추산이 가능하다. 강서구에서 15% 이상 격차로 보수가 지면 서울 강남도 진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180석이다. 반대로 15% 이상 보수가 이기면 금천도 이기는 거라 국민의힘이 180석이 되는 것”이라고 부연하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을 고리로 수도권의 역량을 시험해 볼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평가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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