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1.75%p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네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를 동결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이후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 행보를 멈추고 동결 결정을 내렸는데, 이날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두 차례 인상을 예고하며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고치(1.75%p)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동결인 만큼 이와 관련한 리스크는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가가 2% 수준에서 안정적인 상황은 아닌 만큼 ‘매파적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서 물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동결이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한 후 향후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국내경제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 고용은 예상보다 높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 경기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1.4%)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6월중 상승률이 전월 3.3%에서 2.7%로 크게 낮아지는 등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이는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6월중 3.5%로 전월 3.9%보다 상당폭 낮아졌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3.5%를 나타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까지는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연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3.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물가는 하반기에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지속 등으로 금년중 연간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3.3%)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받아 원/달러 환율이 상당폭 등락하고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일부 비은행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됐다. 주택가격은 수도권이 상승 전환했고 지방은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으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금통위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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