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광복회는 전 민족이 바라는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다"...올해는 '대한민국 105년'
"광복회의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기는 준비...광복회 학술원을 창립할 것"

[시사포커스/정유진기자] 제23대 광복회장에 취임한 이종찬 회장은 "2세 시대 광복회는 그동안 국가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목표를 망각하고 내부분열과 상호비방으로 시간과 기회를 모두 낭비했다"면서 "광복회를 재건해야 한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22일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22일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은 22일 오후 2시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하여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및 여야 국회의원, 김형오․ 문희상 전 국회의장, 16개 보훈단체장, 광복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3대 이종찬 광복회장 취임식을 거행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광복회의 새날이 시작되었다. 다툼과 분열, 불신을 뒤로하고 사랑과 화합, 신뢰의 새날이 밝았다"면서 "참으로 영광스러운 날이지만, 오늘 저는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 광복회장은 "광복회는 58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순탄치 않았다"며 "대한민국의 최고 원로기관으로서 역할은 고사하고, 독립운동 후손들의 빈곤과 교육기회 상실,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기조차 못했다. 사회로부터 권위와 존경을 당연한 것으로 누리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국가의 정체성, 정통성을 확립하는 데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는 사이 광복회는 '2세 시대'를 맞게 되었다. 선대에서 누렸던 권위와 존경은 이제 상속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2세 시대 광복회는 그동안 국가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목표를 망각하고 내부분열과 상호비방으로 시간과 기회를 모두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광복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 도약해야 하는 시점에, 저와 여러분이 함께 이 자리에 서 있다"면서 "2세 시대 광복회가 나가는 길에 대하여 첫째 정체성 확립 비전, 둘째 단결의 비전, 셋째 교육 연구비전"을 제시했다.

이 광복회장은 "우리 광복회는 전 민족이 바라는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워야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다. 바로 그 독립정신으로, 대한민국은 원조 받던 국가 중 
유일하게 원조하는 국가로 성공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당당하게 자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광복회원은 모두 한 가족이다. 가족의 근본은 사랑이다. 독립운동사 승리의 기록엔 반드시 한 가족 같은 사랑이 자리하고 있었다"면서 "선후배가 서로 아끼는 동지의 사랑, 승리의 사랑이 있었다. 항일투쟁 시기, 자기만의 이기적인 이익 때문에 동지를 배신한 '밀정'을 우리는 많이 봤다. 오늘날 집단을 파괴하고 부패한 길로 들어선 자는 '신종 밀정'이다. 우리의 일치단결한 힘으로 '신종 밀정'을 추방하자"고 강조했다.

이 광복회장은 "국가의 정체성과 헌법적 가치를 확립하는 과제는 우리 광복회의 1차적인 목표"라면서 "이어서 그 목표를 이어갈 충성스런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과업 또한 시급하다.이를 위해 저는 광복회 학술원을 창립하겠다"고 밝힐 때는 신임 회장으로서 비장함을 보였다.

이 회장은 "광복회는 벌써 노화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어느덧 72, 3세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광복회의 다음 세대에게 바통을 넘기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다음 세대는 당당하게 국가의 중추적 인적 자산으로 등장하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독립운동의 후손으로 응당한 처우를 정부에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찬 회장은 "우리가 독립운동 선열들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득권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면서 "만약 우리나라가 다시 국난을 당한다면 우리는 선열들과 똑같이 앞장서 궐기할 각오가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복회는 이종찬 회장 취임을 계기로 모든 공식 문서에 서기 대신 '대한민국 연호'로 연도를 표기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연호는 임시정부에서 사용했으며, 일제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1919년을 원년으로 삼는다.

2023년인 올해는 '대한민국 10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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