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訪中한 민주당 “이럴 때 외교 더 해야”…與 “뇌물성 외유” 주장
박진 “윤 정부는 상호존중·호혜에 따라 양국 우호관계 지속 발전 원해”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5일 출국해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박정, 김철민, 신현영, 민병덕, 유동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5일 출국해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박정, 김철민, 신현영, 민병덕, 유동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발언의 여진이 여전한 상황에 더불민주당 의원 5명이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추가로 7명의 의원들도 중국을 방문해 논란이 한층 확산되고 있다.

◆ 추가로 중국 간 민주당 의원들 “이럴 때일수록 더 만나야 해 강행”

민주당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하는데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발언이 나온 지 나흘 뒤인 지난 12일 민생경제대책위 소속 의원들 5명이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15일엔 도종환·박정·김철민·유동수·민병덕·신현영·김병주 등 7명의 의원이 문화교류 목적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와중에도 계속 방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싱 대사 발언에 대한 여론은 민주당 지지층 외엔 싸늘한 실정인데, 실제로 여론조사공정(주)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1명에게 실시해 15일 발표한 ‘중국대사가 최근 야당 대표를 만나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의 강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응답자의 66.4%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답했으며 이 같은 의견은 지역,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6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고 오로지 민주당 지지자에서만 “할 수 있는 발언”이란 답변이 과반인 50.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민주당 의원들은 방중을 단행하는 한편으론 싱 대사 발언 논란과 이번 행보는 별개란 입장을 내놨는데, 방중단장인 도 의원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싱 대사와 연관 지어서 지금 가는 것은 아니다. 당내 우려도 알지만 티베트관광문화국제박람회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데 지금 가지 않으면 박람회가 끝난 뒤 가게 된다”고 설명했으며 박 의원은 “저희도 싱 대사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의원은 “오히려 그런 발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양국의 우호적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더 필요하다. 이런 때일수록 만나고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정을 강행했다”며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이 내려졌고 많은 부분이 정상화되지 못한 게 현실이라 지금 상황에서 한중 문화교류를 위한 국회의원의 방중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동료 의원들에게 같이 갈 것을 권유하면서 방중 일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약 두 달여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와 티베트 자치구에서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국회의원 방중을 제게 요청했다. 철저히 문화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중이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혹시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는 발언이 중국 측에서 제기된다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공언했으며 “방중 일정을 추진할 당시 민주당만 대상으로 추진한 게 아니다. 당초 국민의힘 의원 두 분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당내 혹은 개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뿐 아니라 이들보다 먼저 중국을 방문한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 중 홍익표 의원도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정은 두 달 전부터 협의해 2~3주 전에 이미 확정돼 있었다. 여러 가지 한중관계 속에 일어나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과 대화하면 좋겠다는 여론이 높았다”며 “이 문제를 갖고 조공외교나 굴욕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중국 관계자들에게 한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우려를 전달하겠다는 게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홍 의원은 중국에 대한 정부여당의 강경 대응을 꼬집어 “싱 대사 발언이 일부 부적절하고 우리 국민감정을 훼손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대사를 쫓아내자고 하거나 부적격자로 지정하자고 얘기하면 대체 한중관계는 어디로 가겠나. 정부여당은 한중관계를 국교단절까지 생각하나”라며 “한중관계 미래를 위해 저희들이 여러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나라가 어렵고 여러 가지 정쟁에 졌다고 해서 외교 문제를 정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그는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중국이 60여개국 정도 단체관광을 허용했는데 우리나라는 제외하고 있어서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는데, 같은 날 베이징 시내 한 식당에서 특파원단 간담회를 연 홍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다. 확답은 아니지만 관계부처와 적극성을 가지고 논의하겠다고 담당자가 말했다”고 결과를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함께 한 김태년 의원은 “중국 정부 당국자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 인사들의 표현에서 행간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중국도 더 이상 한중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고 관계개선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으며 홍기원 의원은 “중국 측 인사들이 한중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원인이 자기들에게 있지 않고 한국 측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내가 받은 느낌은 예를 들면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등 중국이 내정 문제로 생각하는 이슈들 관련 언급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민주당 의원 방중 비용, 중국이 지불…나라 팔아먹는 짓”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같은 날 민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을 한 목소리로 성토했는데,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용을 중국이 지불한다고 한다. 외유 한 번 가려고 중국 돈을 받고 나라를 팔아먹는 짓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며 “외교참사를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 민주당은 그 비용이 얼마인지, 왜 중국이 부담하는지, 뇌물성 비용 부담을 지원받는 것인지 여부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당 김병민 최고위원도 “단결된 힘으로 중국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꾸짖어도 부족할 이때 중국 비용으로 십수명이 방중단을 꾸려 중국으로 향한 의원들이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맞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는데, 앞서 지난 12일 중국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 외교부의 초청, 15일에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와 티베트 자치구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초청 주체인 중국 정부 측에서 기본적인 항공료와 일부 체류비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여당 측 지적에 15일 민주당 방중 의원단 부단장인 박 의원은 “일국 정부에서 초청하는 행사는 그 나라에서 (피초청자에 대한) 항공료 등 비용 부담을 하는 것이고 한국도 그렇게 한다”고 항변했는데, 그는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한 뒤엔 싱 대사의 ‘설화’에 대해 문제 제기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화교류하러 왔는데 그런 것만 이야기하는 게 국익에 도움 되겠나. 기업인들의 장기 비자를 중국 측이 잘 내주지 않는 문제, 게임 판호를 푸는 것 등 한중간 문화교류 문제를 우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선 십자포화가 계속됐는데,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김태년 위원장은 중국에 가서 단체여행 규제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 고작 그 말 한마디 하겠다고 굳이 이 시점에 중국 정부 돈을 받아가며 중국에 갔어야만 했나. 야당을 불러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고 한미일 동맹을 흔들려는 중국의 노림수를 알면서도 기꺼이 소모품이 되기로 작정한 이유는 대체 뭔가”라며 “국민들에게 또 한 번의 굴욕을 안기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민주당 의원들의 철없는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또 같은 당 신주호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중국 방문 중인 민주당 의원들은 공공외교를 명분으로 공산당 통일전선 공작을 펼치는 조직을 방문했다고 한다. ‘차하얼학회’는 표면적으로 학술단체라고는 하나 중국 공산당이 외국에서 학자 등 지식인을 대상으로 통일전선 활동을 벌이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며 “민주당은 마치 중국의 전략 안에서 외교활동을 빙자한 중국의 대외홍보기관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애초에 외교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중국 방문이었다면 일정, 행사, 발언 등을 가감 없이 공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상근부대변인은 “이미 앞서 방중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집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외교활동이란 것이 공산당 통일전선 싱크탱크를 방문하는 것이고, 중국 정부로부터 ‘하나의 중국’ 강의를 듣는 것이라면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국격을 해치지 않는 일”이라며 “‘의원·정당 외교’도 그 중심은 국민을 위한 국익이어야 한다”고 맹폭했다.

◆ 윤 정부, 중국과 대화 가능성도?…박진 장관 “ARF서 기회 있을 것”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이 같은 공세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오후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인 6·15 남북정상회담 23주년 기념식에서 “편향적인 진영외교로 한반도를 신냉전의 한복판으로 다시 밀어 넣어선 안 된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현 정권 집권 이후에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에 핵심축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로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이익, 안보이익과 배치된다”며 “특히 중국, 러시아, 북한의 관계를 밀착시키는 나쁜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국익중심 실용외교, 실리외교의 원칙을 되살릴 때”라고 응수했다.

이처럼 여야가 대중 대응을 놓고 상반된 자세를 취한 가운데 정부에선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도 내비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박진 외교부장관은 15일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유엔에서의 한국의 역할’ 공개회의 행사장을 나가는 길에 기자들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할 가능성을 묻자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는 지난번(1월)에 전화통화를 한 번 하고 아직 대면하지 못해서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 장관은 “윤 정부는 상호존중·호혜에 따라 (한중) 양국 우호관계가 지속 발전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으며 앞서 이 학술회의 개회사에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더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는데, 다만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한중이 아직 (양자회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혀 당정은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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