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영업익 1조 밑돌며 ‘어닝쇼크’
주가는 반도체 감산 소식에 2거래일 연속 상승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내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내 모습. ⓒ삼성전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 선언 효과와 함께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8% 상승한 6만5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 1분기 어닝쇼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4% 이상 상승한 지난 7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선언’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동안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였지만,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증권가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한 점이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급 개선 본격화에 따른 DRAM 및 NAND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변수는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은 시장 심리와 메모리 구매 수요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만일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공조가 잘 작동하게 된다면 설령 메모리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은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8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렸고, BNK투자증권은 7만7000원에서 8만7000원, 하이투자증권은 7만5000원에서 8만3400원, 키움증권은 7만8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신영증권도 7만6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올렸고, 유진투자증권은 7만2000원에서 7만8000원, 다올투자증권은 7만1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올렸다. 7~8만원대를 넘어 2021년 기록했던 ‘9만전자’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95.75% 급감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로 쪼그라든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설명자료를 통해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시스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SDC)도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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