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 투쟁 나선 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
이재명 “제3자 변제는 해법 아냐, 굴욕적 수치심 느껴”
피해자 소환한 野, 양금덕 할머니 “나라가 아니라 원수들”
외통위 회의 단독 진행한 野 vs 국민의힘 ‘의회 독재’ 맹폭
尹대통령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위해 협력사업 발굴 추진” 주문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내 기구인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첫 회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양경숙 의원, 강득구 의원, 이재명 대표, 김상희 의원, 도종환 의원.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내 기구인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첫 회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양경숙 의원, 강득구 의원, 이재명 대표, 김상희 의원, 도종환 의원.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여야가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피해배상 해법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 방식’을 두고 연일 충돌음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3일 단독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 및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 촉구 결의안’까지 채택해 여야가 ‘도돌이표식’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데 이어 최근 이 대표의 주변인이 5번째 비극을 맞아 연이은 ‘겹악재’로 인해 민주당 내에 위기감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측은 주말 장외 투쟁까지 나서면서 강력한 대여 투쟁 모드로 돌입했고, 그 중심에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한 ‘제3자 변제 방식’ 피해배상안이 강한 고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 민주당 “굴욕외교, 모든 수단 동원해 막을 것”

민주당은 이날 당 내 기구인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첫회의를 열었는데,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출범식 모두 발언을 통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은) 결코 해결이 아닌 더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시발점”이라면서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는 게 없고 우리 정부만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부담하고 국민에게 굴욕적인 수치심 느끼게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어 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상희 위원장은 “오늘 출범식을 시작으로 민주당은 역사와 정의를 배신한 윤석열 정권의 대일굴욕외교를 바로잡기 위해 당과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활동 벌여나가겠다”며 “입법과 예산을 비롯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격과 국익을 지키겠다”고 밝혀 사실상 여야의 강대강 대치 정국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 국회 외통위 회의 단독 진행한 민주당, 이재명 “국회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래서인지 여야는 이날 일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질의 일정을 두고 극한 대치전을 벌였는데,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회의를 보이콧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단독으로 외통부 전체회의를 열어 심지어 정부안 철회를 요구하면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해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감돌게 했다.

실제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단독으로 연 외통위 회의에서 “피해자와 국민 의견을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강제동원 해법 정책이 발표됐고, 또 정상외교에 나서는 상황에서 국회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피해자 목소리를 청취하는 오늘 회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재정 의원은 단독 개최 배경에 대해 “지난주 시급성이 있어 상임위 개최를 요구했었는데, (당시)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등 사정으로 인해 월요일 개최를 요청해 그에 따라 합의해준 바 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 측이) 그럼에도 참고인 채택 여부에 대해 합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회의 자체를 대통령 방일 이후로 미루자고 해서 단독 개최를 하게 된 사정에 이른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 강제징용 피해자 출석 시킨 민주당, 양금덕 할머니 “尹대통령, 옷 벗으라”

이날 회의에는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출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양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살고 있다”며 “그런 일을 생각하면 나라가 아니라 원수들이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피해 할머니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옷 벗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쏘아 붙이면서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제3자 변제 방식과 같은) 그런 돈은 받지 않을 것이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더욱이 양금덕 할머니를 소환한 민주당 의원들은 마찬가지로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 해법에 대해 “굴욕적 해법”이라고 양금덕 할머니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굴욕적인 해법"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는데,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일제에 의해 우리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 이후 최악의 국가적 치욕”이라면서 “대법원 판결을 우리 정부 스스로가 무력화한 사법주권 포기 행위다. 윤석열 정권의 뒤틀린 역사 인식에서 나온 참담하고 굴욕적인 해법이다”고 맹폭했다.

게다가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이 굴욕적 해법안에 대해 국회에서 강력하게 규탄결의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통령이든, 외교부 장관이든 삼권분립을 부정하고 입법적 치유 없이 강행하는 것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철회와 일본 가해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은 일본 정부나 전범기업의 사죄·배상없이 한국 기업의 모금으로 제3자 변제를 추진하고 일본 측이 과거의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사과로 받겠다는 것”이라면서 “피해자인 한국이 가해자 일본에게 머리를 조아린 항복선언으로, ‘국치’와 마찬가지로 기록될 역사상 ‘최악의 외교참사’다”고 반발했다.

◆ 국민의힘 외통위, 野 단독 회의 진행에 “의회 독재, 의회 횡포” 맹폭

반면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에서도 즉각 반격에 나섰는데, 국민의힘 외통위 위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이 여야의 합의 없이 단독으로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를 진행한 것에 대해 “의회 독재”라고 맞대응을 펼쳤다.

더욱이 국민의힘 외통위 위원들은 “김태호 위원장이 위원장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국회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의사봉을 쥐고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는 국회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으면서 “거대 의석을 가지고 본인들의 뜻대로 일정이 조율되지 않는다며 막무가내로 나오는 행태는 ‘의회 독재’이자 ‘의회 횡포’라는 말밖에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우리 당은 현안 질의가 의제라는 점에서 외통위 전체회의 개최 시기를 한일관련 현안을 한데 모아서 하도록 한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이 끝난 후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현안질의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하면서 “일정에 대한 협의가 원활치 않으면 접점을 찾으려고 서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이어 이들은 민주당을 향해 “단독으로 회의를 개회할 것이라면 국회가 아니라, 민주당 당사에서 회의를 열면 된다. 민주당의 처사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무용하게 한 것이며 국민의 권리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라면서 “국회의 기능, 더 나아가 민주주의 정신마저 뭉개버리는 이런 민주당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날을 세웠다.

더 나아가 국민의힘 외통위 위원들은 “민주당이 외통위를 이토록 파행으로 몰고 가는 이유는 오로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연이은 측근 사망과 관련된 세간의 차가운 눈초리를 모면하고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야비한 술책인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정략적 국회, 이재명 방탄을 위한 국회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익을 위한 국회로 돌아오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맞대응을 펼쳤다.

◆ 한일 정상회담 놓고도 여야 대립각, 野안호영 “퍼주기 선언 나온다면 용납 못 해”

뿐만 아니라 여야는 오는 16일에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놓고도 강하게 부딪혔는데,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6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경제·안보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골자로 하는 한·일 신협력 공동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며 “안보 협력은 곧 군사 협력"인데,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일본과 군사 협력을 하겠단 것이냐.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안 수석대변인은 “만약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통절한 사죄 없이 또다시 ‘퍼주기 선언’이 나온다면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을 거다”며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한미 동맹으로 충분하단 점을 윤석열 정부에 분명히 경고한다”고 직격했다.

◆ 與장동혁 “민주당,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의 혐일 감정만 부추길 건가”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며칠을 못 참아서 또다시 단독 상임위까지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폄훼하고, 색칠하기에 여념 없다”며 “민주당은 언제까지 죽창가만 웅얼거리며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갈 것이냐.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의 혐일 감정만 부추기고, 편 갈라서 외교 정책에서조차도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고 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장 원내대변인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온전한 모양새를 갖춘 회담으로는 12년 만이다”며 “민주당이 그토록 외치는 ‘국익’을 위해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우리 주도의 한일관계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변하는 국제관계에서 대한민국과 일본 같이 이웃한 국가들이 이렇게 등을 돌리고 지내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이다. 민주당 정부에서 파탄시킨 양국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시샘하고, 배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의 분탕질을 멈추길 바란다”며 “오늘의 결단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엄정하게 평가할 것이며, 누가 입으로는 국익을 외치며 나라를 좀먹는 행태를 일삼았는지 역사가 따져 물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윤대통령, 국무총리에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위한 협력사업 발굴하라” 주문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정부 각 부처가 분야별 협력사업을 발굴해서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당부에 한 총리도 “새로운 한일 관계로의 발전을 위해 분야 별 교류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구체화 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답해 지난 12년동안 중단되었던 양국간의 교류협력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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