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오르는 김기현 웃고 나경원 ‘암운’? 대통령실, 羅 겨냥 직격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좌), 나경원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좌), 나경원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사실상 김기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간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면서 첨예한 신경전도 일어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벌써부터 웃는 이도, 그렇지 못한 이도 나오는 모양새다.

◆ 대통령실, 당권 도전 가시화한 나경원에 경고…출마 ‘먹구름’?

출마로 마음을 굳혔는지 17일 대구 동화사를 찾은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의 분열과 불신의 벽을 허물고 서로 화합하는 당을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당권 도전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는데, 동화사에서 회주 의현스님과의 차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마음의 결심은 거의 서 가고 있다. 총선까지 정부가 성공해야 승리가 가능하고 당 대표 덕목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 뜻과 마음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고 이간하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런 면에서 총선 승리에서 제가 자리에서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의원에게 지지율이 역전된 데 대해서도 “여론조사 좋다고 출마하고 안 좋다고 출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에 관계없이 과연 전당대회 모습이 어떻게 가야 하나, 당 미래가 어떻게 돼야 하느냐가 근본적인 저의 고민 지점”이라고 입장을 내놔 출마 의사를 한층 분명히 했는데, 다만 출마 공식화 시점에 대해선 “좀 더 시기를 봐달라”고 말했다.

또 나 전 의원은 ‘반윤’으로 비쳐질까 경계한 듯 이날 동화사를 찾은 이유가 윤 대통령이 방문한 곳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 데 대해 “그건 맞다. 큰 스님께 우리 윤 정부 성공을 위해 기도해주십사 부탁드렸다”고 강조했는데, 그래선지 앞서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에선 자신을 윤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 직에서 모두 해임한 데 대해서도 “전달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보고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윤핵관’이 문제고, 이들이 자신을 견제한다는 주장이지만 이에 대해 ‘친윤’ 초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사직서 수리가 아닌 해임이란 초강수의 인사 결재를 택했다. 중요한 공직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하고, 석 달 만에 내던진 어리석음을 야단치신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향한 내부총질이고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여기는 말이다. 대통령과 당을 흔들고,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책임당원들이 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당권경쟁자인 김기현 의원 역시 같은 날 백석대학교 기조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게 본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먼 나라까지 가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데 국내에서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왜곡 해석한다면 온당한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을 진정 돕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외교순방 중엔 자제하는 것이 옳다”며 “당의 자산에서 분열의 씨앗으로 변하지 않길 바란다”고 나 전 의원의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급기야 같은 날 오후엔 대통령실까지 김대기 비서실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먼저 대통령께선 누구보다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나 전 의원의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대통령께선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공적 의사결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다.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는 나 전 의원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처럼 대통령실로부터 직격 당한 만큼 사실상 출마에 무게를 실었던 나 전 의원의 속내는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보수 원로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전날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윤 대통령의 해임 처분에 대해 “좀 옹졸한 처사 아니냐”며 “지금 상황으로 나 전 의원이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출마해야 한다. 여기서 출마하지 않으면 정말 정치적으로 힘들어진다”고 주장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지지율 오르는 김기현, ‘선명성’ 강화하며 존재감 부각

이미 이런 기류를 전망했는지 당권 경쟁자인 김 의원은 지난 16일 공개된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배척하는 자가 있고 끌어안는 자가 있는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통령도 사람인데 좋은 사람 있고, 싫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저는 실력이 있고, 잘하지 않나. 원내대표 맡아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지휘하면서 이기지 않았나”라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에 진행자가 ‘이준석 전 대표도 선거를 숭리로 이끌고 쫓겨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김 의원은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넉넉히 이길 수 있는 걸 사고 쳐서 완전히 질 뻔했다”며 ‘이 전 대표 덕분에 수도권과 젊은 층의 표를 모았다는 주장도 있다’는 지적에도 “선거 막판에 가선 마이너스 요인이 더 많았다. 선거 막판에 가출하고 후보를 공격하고 배척해서 지지율이 폭락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을 겨냥 “이 전 대표가 선거에 도움이 안 됐으면 지방선거 때 그 많은 후보가 이 전 대표 보고 와 달라고 했겠나”라고 지적했으며 이 전 대표도 격분한 듯 같은 날 연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석과 진단을 못하는 분이 앞으로 총선에 대해 진단을 제대로 할 리 만무하고 엉터리 진단을 하면 해법이 나올 수 없으니 총선을 질 것”이라고 응수한 데 이어 “화천대유 건 터졌을 때 곽상도 의원에 대해 일찍 내용을 확인하고도 곽 의원과의 친분 내세우며 곽 의원이 억울한 것 같으니 언급을 자제해야 된다고 제게 얘기했던 분”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 판단력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나. 가만히 있는 사람 때려서 왜 일을 시작하나”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17일 이 대표의 반발에 대해 “있는 팩트 그대로 말씀드렸다”고 일축했으며 “많은 당원과 국민들께서 김기현이 당 대표 되면 내년 총선도 이기고 또한 동시에 윤 정부의 성공을 잘 뒷받침할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게 현장에서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의원은 ‘특정 계파’ 주자로 비쳐져 자칫 확장성을 제한할까 우려한 듯 이미 전날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 연대’에 대해 “이미 철 지난 것으로 그런 용어는 안 써줬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김·장 연대’를 ‘공천연대’라고 안철수 의원이 비판하는 데 대해서도 17일 “아마도 지지율이 역전되면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을까”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에브리씨앤알’이 폴리뉴스와 에브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지난 16일 발표한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은 29.2%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나 전 의원은 23.5%, 안 의원은 2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고 그 외 나머지 주자들은 한 자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직전 조사에서 당심 1위였던 나 전 의원은 8.1%P나 하락했으며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한 적극 지지층에서 김 의원을 지지한다고 한 이들은 나 전 의원(21%)이나 안 의원(20.1%)보다 2배가량 앞선 41.7%에 달한 정도로 사실상 ‘윤심 후보’ 경쟁에서 승기를 쥐는 모양새인데, 직전 조사 당시 윤 대통령 적극 지지층에서 나 전 의원 지지율이 42.1%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나 전 의원에 향했던 당심이 어느새 이탈해 김 의원에게로 쏠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전보다 한껏 자신감을 얻었는지 김 의원은 17일 경쟁자들에게 한편으로 견제구는 던지면서도 “우리 당의 구성원 모두하고 연대·통합하고 함께 하는 탕평을 펼치는 연포탕을 끓여서 우리 당을 한 길로 나아가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통합을 공언하기도 했는데, 이는 결국 윤 대통령과 충돌하지 않고 당정대가 한 목소리 내게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 후보 아닌 오세훈도 ‘미소’? 수도권 의식한 당권경쟁 덕에 ‘몸값’ 급등

한편 주자들 간 날선 견제구를 던질 정도로 당권경쟁이 격해지는 과정에서 뜻밖의 기회를 접한 쪽도 없지 않은데, 수도권의 중요성을 의식한 당권주자들이 앞 다투어 만나면서 새삼 존재감을 내비친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당권주자들 중 지난 15일 김 의원과 가장 먼저 만나 서울시청역 인근 식당에서 막걸리 회동을 한 오 시장은 “정권 초기인 만큼 정권이 안정적으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으며 16일 저녁엔 나 전 의원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고 17일엔 안 의원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차를 곁들인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다만 오 시장은 이날 차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정책적 협조·협업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을 많이 나눴고 화합의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주로 나눴다. 지금 당에서 너무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고 저 역시 걱정”이라고 입장을 내놔 김 의원과의 회동 이후 내놓은 발언과는 일부 온도차를 보였는데, 일단 내달 2~3일 후보등록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3·8전대 예비경선을 내달 10일 치르고 3월 10~11일(10일엔 온라인투표, 11일엔 ARS)에 결선투표를 실시해 12일에 당 대표를 최종 선출키로 일정을 이날 결정함에 따라 과연 누가 선출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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