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스크 현실화에 민주당 위기감 분출
민주당, 겉으로는 단일대오 외치지만 속사정은?
사법리스크 대응과 당권 지키기 위한 생존전략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사법리스크에 둘러 싸여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 FC 후원금 의혹'을 시작으로 검찰에서 소환 통보를 보내옴에 따라 그간 민주당 안팎에서 우려해 오던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 엿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는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고군분투 행보를 이어 나갔다.

◆ 민주당,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플랜B' 목소리 더 커지는 분위기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시점이 오는 10일~12일 사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당의 안팎에서는 겉으로 보기엔 단일대오를 외치며 이재명 대표를 지켜고자 애를 쓰는 듯한 모습을 모이면서도 속에서는 '이재명 리스크'라고 진단내리며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라고 정치권 일각은 관측했다.

앞서 이 대표는 검찰로부터 지난달 28일에 출석을 요구 받았지만 이 대표 측의 변호인 측은 이 대표의 지역 일정 등을 이유로 대면서 오는 10일~12일 쯤에 직접 출석하겠다는 뜻을 통보한 바 있으며 마찬가지로 이 대표도 취재진들을 향해 지난달 29일에 "(검찰에) 제가 출석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시면 되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찾아간 이재명 왜?, "위기 속에 기회 들어 있어" 강조하기도 

그래서인지 이 대표는 연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역 행보를 꾸준히 이어 가면서 당내 더욱 단단한 단일대오 형성을 꾀하려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이 대표는 신년 초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예방하면서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 세력들의 규합을 시도했다.

실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혼연일체로 하나가 돼 올해는 더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줘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검찰 소환 일정이 임박해진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인사회에 불참하고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선택한 것인 만큼 이 대표에게 당내 결속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니냐는 해석도 흘러 나왔는데, 즉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사실상 '비명계' 의원들의 반발음이 더욱 커질 것은 분명하기에 최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당내 결속을 다져놔야 한다는 정치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인 것이다.

심지어 이 대표는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상공회의소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여 "기업인들의 정신인 창의와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위기 속에 언제나 기회가 들어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 민주당의 위기, 모든지 '이재명 방탄'으로 귀결...진짜 이재명 리스크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크게 출렁이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지난 1일 당 신년인사회에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교토삼굴(狡兎三窟, 토끼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미리 세 굴을 파둔다)'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5선의 중진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밤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과 관련해서 당에 미치는 여러 가지 리스크,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라고 해석하면서 "우리 당의 지도부는 '플랜B'와 '플랜C'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연히 명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사법적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일 때에 생겼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에 당의 총력을 쏟는, 또 연계시키는 것들은 자제해야 된다.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은 철저하게 개별적으로 법률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다. 당 전체가 리스크에 빨려 들어가면 안 된다"고 경고음을 내고 나섰다.

다만 문 전 의장은 자신의 '교토삼굴' 언급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대비한 플랜 B·C 마련의 뜻으로 해석되자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 뜻이 아니다"며 "그냥 글자 그대로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는데, 이는 야당과 관련된 정치권의 이슈 대부분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연결되어 귀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이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흠집난 것이나 다름 없어 보였다.

심지어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어 민주당은 일각으로부터 '범죄 옹호당'·'방탄 국회'라는 비난을 받으며 급기야 여권으로부터 '이재명 예행연습'이라는 공세가 쏟아지기도 했다. 더욱이 민주당에서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측은 이 대표의 방탄을 위해 불체포특권을 악용하려는 의도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렇듯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정치적인 발언을 해도 모든 상황이 '이재명 방탄'으로 귀결되고 있어 사실상 '이재명 리스크'라고 해석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 노웅래 '불체포특권' 위기감에 김만배 건강호전으로 다시 시작되는 대장동 재판까지

더군다나 이날(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뇌물 혐의를 받는 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는데, 앞으로 노 의원이 본안 재판에 들어가 뇌물 혐의가 인정받게 된다면 민주당은 이번 불체포특권 사용으로 인해 더 큰 국민적 심판을 자처하게 된 셈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에 더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건강 상태도 호전되면서 그간 잠정 중단됐던 검찰 수사와 대장동 재판이 재개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실제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3일 김씨의 건강상태가 회복된 것으로 보고 김씨 측 변호인과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검찰은 전날 김씨 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사내이사 최우향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는데, 이들은 김씨와 함께 2021년 10월~2022년 11월까지 대장동 범죄수익인 275억 원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는데, 검찰 측은 김씨의 측근들에게서 "은닉 자금은 김만배씨의 마지막 생명줄로 여기고 필사적으로 숨기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을 알려졌다. 그리고 검찰은 추가로 이 범죄수익이 이재명 대표 측으로 흘러 들어 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 천정배, 이재명 향해 "사법리스크로 野역할 실종돼선 안돼...잠수함 속 토끼 되어 달라"

한편 이날 민주당의 원로인 천정배 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 대표를 향해 "윤석열 정부가 검찰권을 쥔 이상 어떤 식으로든 수사나 소추가 예상돼 최대한 억울함을 풀고 방어해야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야당 지도자로서 더 많은 책임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며 “사법 리스크로 인해 야당인 민주당의 역할이 실종돼서도 안된다"고 당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어 천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3개의 굴을 파서 위기에 대비하는 토끼도 있지만, 산소 부족을 가장 먼저 알고 반응해 승무원들을 구하는 '잠수함 속 토끼'도 있다"며 "이 대표가 다수 야당의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나라와 국민을 구하기 위해 먼저 깨고, 먼저 아파하고 먼저 행동하는 '잠수함 속 토끼'가 되시라고 주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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