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신년인사회 '교토삼굴' 언급해 관심 집중
이상민 "이재명 리스크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
"이재명 리스크에 당 전체가 빨려 들어가면 안돼"
강준만 교수 "민주당,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해"
"강교수 비판에도 동의해, 뼈 아프지만 올바른 지적"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상민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상민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신년인사회에서 '교토삼굴(狡兎三窟, 토끼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미리 세 굴을 파둔다)'을 발언해 정치권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된 해석으로 이어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는데, 실제로 5선의 중진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과 관련해서 당에 미치는 여러 가지 리스크,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전날밤(2일)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하여 "우리 당의 어른으로서 당연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다"며 "우리 당의 지도부는 '플랜B'와 '플랜C'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연히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에 당의 총력을 쏟는, 또 연계시키는 것들은 자제해야 된다"며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은 철저하게 개별적으로 법률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다. 당 전체가 리스크에 빨려 들어가면 안 된다"고 거듭 경고했다.

더욱이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사법적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일 때에 생겼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 대표의 개별적인 사법리스크가) 당에 번지는 것을 어떻게든 누가 되지 않도록 차단을 시키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기본적인 책무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 대표가 신년 인사 차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예방한 것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특히 그는 "이 대표가 본인에게 있는 사법적 의혹을 정치적 대응, 또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 지지세력과 합세해서 정치적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교토삼굴'을 언급했던 문희상 전 의장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자신의 '교토삼굴' 언급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대비한 플랜 B·C 마련의 뜻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에 대해 "내 뜻이 아니다"며 "그냥 글자 그대로다. 토끼는 영민한 동물이고 토끼에 관한 사자성어는 그거 하나였다"고 해명하며 확대 해석을 차단하려는 듯 진화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앞서 문 전 의장은 지난 1일에 열린 당 신년인사회에서 "토끼는 영민한 동물이고, 늘 준비하고 특히 굴을 세 개 판다고 해서 교토삼굴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며 "올해는 아무쪼록 우리도 영민한 토끼 닮아서 플랜2, 플랜3해서 대안 마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해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과 연관 지은 해석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진보 성향의 정치평론가인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민주당이 윤석열 악마화라는 마약에 중독이 돼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뼈아프지만 매우 올바른 지적이다"고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강준만 명예교수는 지난달 29일 '퇴마 정치 -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는데, 책 내용에는 '민주당은 윤석열을 미워하는 수준을 넘어 악마로 간주함으로써 스스로 자해를 일삼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며 '윤석열 악마화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후안무치를 폭로하는 부메랑이 되고 말았다. 2022년 대선 결과는 오랫동안 지속된 윤석열 악마화의 결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민주당의 대선 패배 원인을 지적했었다.

이에 이 의원은 "강준만 교수의 지적에 대해서 저희들이 따끔하게 돌아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며 "이 지적은 불편하지만 수용하고, 동의하고, 개과천선하는데 (민주당은) 활용해야 한다"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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