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왕세자, 韓과 에너지·방위산업·인프라·건설 등 획기적 협력
어제, 한-사우디 22개 MOU체결과 1개의 계약, 에스오일 3건 계약
약 670억에 달하는 초대형 ‘네옴(NEOM)’신도시 사업에 관심고조

17일 윤석열 대통령과 관저에서 환담을 나눈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왼쪽)와 17일 오후 빈 살만 왕세자를 면담한 후 롯데호텔을나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회장.(사진 / 뉴시스)
17일 윤석열 대통령과 관저에서 환담을 나눈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왼쪽)와 17일 오후 빈 살만 왕세자를 면담한 후 롯데호텔을나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회장.(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찬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어제(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차담회를 가진 사진이 공개됐다. 재계총수의 면담은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이후에 롯데호텔에서 별도로 진행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매체 SPA는 17일 빈 살만 왕세자와 국내 재계 총수들과의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해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사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나온다.

SPA 매체는 “사우디 왕세자가 한국 기업 대표들과 만나 다양한 분야의 유망한 투자 기회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 ‘네옴(NEOM)시티’ 사업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린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꿈꾸고 있는 사우디의 ‘비전 2030’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밝힌 국가 장기 프로젝트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안에 약 5000억달러(약 670조원)를 들여 직선 도시와 해상 산업단지, 산악 관광단지 등을 짓는 ‘네옴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그가 추진하는 최첨단 신도시인 ‘네옴시티’ 사업은 사막과 산악지대인 사우디 북서쪽 사막 위에 새 도시를 만드는 최대의 관심사업이다. 서울 면적의 44배이다. 네옴시티 안에는 트로제나, 더 라인, 옥사곤이 들어선다.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가 17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등과의 차담회 사진을 SPA 가 공개했다. (사진 /  뉴시스)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가 17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등과의 차담회 사진을 SPA 가 공개했다. (사진 /  뉴시스)

한편 어제(17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3시 30분까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가 공동 주최하고 코트라와 대한상공회의소 및 사우디 상공회의소 주관으로 “한-사우디 투자 포럼”이 열린 가운데 양국사이에 MOU 체결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혔다.

이날 MOU 체결식에는 사우디 정부 및 경제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측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국전력, 삼성물산, 현대차, 효성중공업, 롯데정밀화학 등 200여명이 참석했고, 사우디측은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 PIF, SABIC, AcwaPower, Bahri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일 외국인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S-Oil 2단계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S-Oil과 국내 건설사 간 EPC 계약, 현대로템과 사우디 투자부 간 네옴(Neom) 신도시 철도 협력, 키디야(Qiddiya), 홍해(Red Sea) 지역 미래도시 건설에 최첨단 3D 모듈러 공법 적용 협력, 국내 5개 건설사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그린 수소 등 신에너지 협력 등 26개의 계약 또는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우리 기업과 사우디 정부 간 협력 양해각서는 총 6건이 체결되었다. 현대로템은 사우디 투자부와 네옴 철도협력 MOU를 맺었다. 2조5천억원 규모의 이 사업을 따내면 국내 첫 고속철도 수출이 된다.

한-사우디 양해각서 6건 내용
한-사우디 양해각서 6건 내용

또한 화학(롯데정밀화학), 합성유(DL케미칼), 제약(지엘라파), 게임(시프트업) 분야에서 사우디 투자부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그리고 우리 기업과 사우디 기업/기관 간 협력 계약 1건 및 양해각서는 16건 총 17건이 체결되었다. 이 중에 9번 그린수소 암모니아 협력사업은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한-사우디 계약 1건, 양해각서 16건 총 17건 
한-사우디 계약 1건, 양해각서 16건 총 17건 

삼성물산과 한국전력, 남부발전, 석유공사, 포스코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체결된 양해각서를 통해 사우디 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 및 그린 수소, 암모니아 생산 공동 추진을 위한 파트너십이 구축되었다. 예정사업비는 65억달러(약 8조5천억원)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열병합(한국전력) 및 가스·석유화학(대우건설), 가스절연개폐장치(효성중공업) 등 분야에서 에너지협력 양해각서와 함께 수소 암모니아 협력(한국전력) 계약도 체결되었다.

제조 분야에서도 주조·단조 공장건설(두산에너빌리티), 산업용 피팅밸브(비엠티), 전기컴프레서(터보윈) 등에서, 바이오 분야에는 백신 및 혈청기술(유바이오로직스), 프로바이오틱스(비피도) 등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아울러, 스마트팜(코오롱글로벌), 엔지니어링서비스(동명엔지니어링), 재활용플랜트(메센아이피씨), 투자 협력(한국벤처투자) 등 농업, 서비스, 투자 분야에서도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그리고 국내 외투기업(에스오일)과 국내 건설사 간 계약은 총 3건이 체결되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대주주인 에스오일과 3건 계약
빈 살만 왕세자가 대주주인 에스오일과 3건 계약

에스오일의 2단계 샤힌프로젝트(울산 2단계 석유화학사업) EPC계약은 우리나라 단일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이다. “샤힌(Shaheen) 프로젝트”는 울산에 약 7조원을 들여 에틸렌 생산시설인 스팀크래커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스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주주이다.

이창양 장관은 한국 내 단일 외국인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에스오일 2단계 사업인 “샤힌(Shaheen) 프로젝트”가 한-사우디의 보완적인 에너지‧산업구조를 활용함으로써 석유산업의 저탄소·고부가가치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평가하였다.

EPC는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등의 영문 첫 글자를 딴 말이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뜻한다.

따라서 이날 성사된 MOU는 22건, 계약은 4건으로 총 26건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전 세계가 팬데믹, 공급망 불안, 기후 변화, 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사우디 양국이 에너지·건설 분야에서 함께 쌓아온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양국이 상호호혜적 동반자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현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제안하였다.

또한 사우디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인 ‘네옴(NEOM)’에 우리 기업이 철도망을 구축하고 양국이 수소기관차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키디야(Qiddiya)’, ‘홍해(Red Sea)’ 등 미래도시 건설에 한국의 최첨단 건축공법인 3D 모듈러를 적용하는 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이번 행사는 2017년에 출범한 한국(산업통상자원부)-사우디(투자부) 간 장관급 협력 플랫폼인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및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 등 최근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사우디 양국이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함으로써 양국 기업 간 전면적인 경제협력 추진을 위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앞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조선, 자동차, 바이오, 청정에너지 등 첨단 제조업과 에너지 협력 뿐 아니라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교육, 보건, 문화, 서비스 등 전 산업을 망라하는 전 방위 경제협력 관계로 확대 발전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고, 나아가 한-사우디간의 경제협력의 결정적인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