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중고시장 투자 이어져, 오프라인 매장 공간 할애도 확대 중
C2C 거래 10년새 5배 이상 성장…최근 고물가‧가치소비 트렌드가 성장 견인

대기업들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거와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시사포커스DB
대기업들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거와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대내외 경제환경 악화로 고물가 지속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고거래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이 이 시장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중고거래는 과거 지자체 등에서 주도했던 아나바다 운동이나 플리마켓 같은 이른바 ‘북한 장마당’ 같은 형태를 벗어나 테크와 트렌드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로 완벽한 진화를 이루고 뉴노멀 형태가 되고 있다. 특히 중고거래는 2030세대 등이 강조하는 가치소비, 글로벌 경제 ESG경영 강조 등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기믹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기준금리 0.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약 10년 만에 3%대 기준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인플레이션 및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한은이 판단하면서 잇단 인상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두 번의 빅스텝을 단행했다.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및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성장치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자 물가가 상당시간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우리나라 금리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기준금리도 상당히 상승했다. 현재 미국은 3~3.25%로 국내 기준금리를 상회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1~1.5%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이에 연동해 한은도 함께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경제도 밝지만은 않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관련 지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5.6% 상승했다.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했다.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작년 같은 달 대비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5% 이상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앞으로 소비자 물가는 상당 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관련 대내외 경제환경이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거래 시장은 성장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조 원이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0조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12년간 중고거래 시장은 5배가량 성장한 것.

국내 개인 간 중고거래 Big3로 평가받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가 중고거래 시장 점유율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거래액 규모는 중고나라 5조 원, 번개장터 1조3000억 원, 당근마켓 1조 원대로 추정되고 있고 작년에는 이보다 더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젠 설명하지 않아도 일상언어가 돼버린 ‘3고’ 현상은 소비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과거 아나바다나 플리마켓과 같은 북한의 장마당 형태가 아닌 테크를 바탕으로한 플랫폼 기업들이 등장했고 대기업들도 조차 투자하고 뛰어들어 양질의 리셀시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경기침체 예상으로 불확실한 미래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친환경을 기조로 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가치소비 트렌드에 중고거래가 기믹으로 작용한 영향도 있다”라며 “아울러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지속가능성, 친환경, 가치소비, ESG 경영 아이템으로 채택할 수 있는 실익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현대백화점은 신촌점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으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이 곳에는 마켓인유, 미벤트, 리그리지, 서울워치 등이 입점했다. 이미 현대백화점은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를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고 2030세대가 전체 방문 소비자 중 80%를 차지했다고. 현대백화점은 명품의 경우에는 전문가 감정을 받은 상품만 선별해 판매하고 중고 의류는 세탁전문업체를 통해 세탁과 살균을 거친 후 판매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개장 첫 주말인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방문객이 하루 1000명 이상이었고 매출은 1억50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 매출은 작년 같은기간 영패션 브랜드 매출과 비교해 2배 이상 신장했다고.

현대백화점은 또 지난달 28일 현대백화점 미아점에는 브랜드나라가 운영하는 중고 명품 매입·판매 매장 럭스어게인을 개장했다.

이케아 전시 제품·포장재 훼손 제품·경미하게 손상된 제품 등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자원순환허브를 올해 강화한다. 자원순환허브는 소비자가 사용했던 이케아 가구를 매입후 재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도 운영한다.

지난 7월에는 자원순환허브 온라인 채널을 오픈했다. 온라인 채널 오픈으로 자원순환 허브 제품을 확인하고 원하는 제품을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케아 측은 자원순환허브 서비스 강화로 보다 많은 사람이 버려지는 폐기물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활발하게 자원순환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오는 12월까지 재생 자전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는 ESG경영 일환이며 재생 자전거 판로 확대를 돕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롯데마트 송파점 1층에 라이트브라더스 재생 자전거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자전거는 서울시내 자활센터에서 수거해서 수리하고 재생해 상품화한 것들이다.

롯데마트는 팝업스토어를 계기로 재생 자전거 판로 확대와 소비자 인식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최근 미국판 당근마켓이라 불리는 포쉬마크를 16억 달러에 사들였다. 롯데쇼핑은 작년에 300억 원을 투입해 중고나라 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탈 시그나이파트너스는 번개장터에 820억 원을 투자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며 리셀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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