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문제 지적했던 탁현민 "개보수아닌 신축은 다른 문제"
"누추해진 尹정부 행사, 아마추어리즘이 더 문제"
박성준 "집단적 망상 아니라 합리적 의심인 것"
"'영빈관 옮길 거야' 김 여사 전화 발언 떠올릴 수밖에"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영빈관 신축을 계획했다가 야권의 반발음이 거세지는 모습을 보이자 즉각 전면 철회를 선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는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나선 분위기가 엿보였다. 급기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9일 윤 대통령을 향해 "비슷한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면서 "돌아가시라. 청와대로"라고 촉구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빈관 신축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 영빈관은 이미 3년전에 지적했듯이 숙소기능이 없고 공간이 협소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변함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재건축이 아니라 신축은 다른 문제다. 이미 존재하는 부지와 청와대의 현대사를 폐기하고, 편의를 위해 용산 어디에 그저 새 '행사장'을 짓겠다면, 누가 그것을 반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했던 말들, '아무 문제가 없고', '모든 기능은 대안이 있으며',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던 말들은 이제와서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국민들의 의심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멀쩡한 청와대를 버리면서 예견되었던, 지겹도록 반복해서 경고했던 일들은 이렇게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앞으로도 (영빈관 신축 계획 발표 등) 이와 비슷한 문제들은 반복될 것이고, 그때마다 윤석열 정부의 원죄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면서 "다시 한번 쓴다. 돌아가시라. 청와대로"로 비판을 가했다.

다만 그는 3년전 자신이 영빈관에 대해 '말이 영빈관이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었기에 이를 의식한 듯 "만약에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폐쇄하지 않고, 기존의 '영빈관'을 개보수하여 국빈행사에 어울리는 장소로 만들고, 여기에 숙소의 기능을 더하겠다면, 미력이나마 나라도 앞장서서 응원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여 사실상 기존 '영빈관'이 국빈 행사 장소로 보완이 필요한 상황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각종 국가행사, 대통령 행사들이 누추해진 까닭이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면서 "아무런 대안 없이 청와대를 폐쇄한 뒤 이에 따른 대책 수립, 설득 기술도 없는 아마추어리즘이 더 큰 원인이다"고 지적하며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영빈관 신축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은 영부인이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말은 바로 하자"고 발끈하면서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건희 여사 변호에 나섰다"고 비꼬며 거듭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 '합리적 의심'이 국민의힘에는 망상으로 보이는가. 권 원내대표는 억지와 비난, 막말 말고는 변명할 길이 없느냐. 이런 태도야말로 의심을 뒷받침할 뿐"이라면서 "망상이라면 거리낄 게 없을 테니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자"고 강하게 반발했다.

더 나아가 그는 "정부·여당의 대응 태도가 이렇게 부실하니, 국민들은 '응, 영빈관 옮길 거야'라는 김 여사의 발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김 여사의 발언은 이른바 '7시간 전화통화'를 말한다. 이어 그는 "정부가 영빈관을 신축하고자 한다면 먼저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국무회의를 거쳐 예산부터 편성해놓고 국민에게 당당히 설명하지도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속시설 신설 필요성을 국회에 제안한 것으로, 예산안 최종 결정권은 국회에 있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쏘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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