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밉상' 등극한 윤핵관, 與 '새 비대위 추진' 격랑속으로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권성동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권성동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법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여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이 내려져 사실상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이 전 대표와의 권력싸움에서 패배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 '윤핵관'에 대한 비난과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을 보였다. 다만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장제원 의원은 31일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 이준석 징계 사태 시작, 권성동 '체리따봉' 문자 사태에 국민의힘 파국 치달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사태를 시작으로 당내 혼란과 갈등 상황이 이어졌는데, 특히 8월 초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사적으로 대화를 나눈 '내부총질·체리따봉' 문자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당이 격랑 속으로 빠져 들었고, 급기야 배현진 전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나서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여 이 전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강제 해임되어 국민의힘이 파국으로 치달았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의힘의 상황에 대해 '윤핵관'과 '이준석'의 권력싸움이라고 해석하는 분석들이 쏟아졌고, 실제로도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양두구육'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과 윤핵관 및 윤핵관 호소인을 직접 거론하여 사실상 '윤핵관과의 전쟁'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었다. 

◆ 국민 밉상된 윤핵관, 국민 10명 중 7명 "윤 대통령, 핵관들과 거리두기 하시라"

더욱이 여론조사에서조차도 국민 10명 중 7명은 윤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해 나가기 위해서는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을 포함한 '윤핵관'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말해 사실상 '윤핵관'은 '국민 밉상'의 대명사가 됐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95%신뢰수준±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측근들과의 관계설정에 대해 질문에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4%에 그친 반면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응답률은 73%로 집계되어 눈길을 끌었었다. 

◆ 이준석이 지목한 윤핵관 이철규 "뭐가 윤핵관이냐" 발끈, 부정적 여론에 심난

그래서인지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는 자신이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는 의원들이 부쩍 많아진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로 그간 윤핵관으로 알려져 있던 이철규 의원은 전날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뭐가 윤핵관이냐. 이준석 대표가 지명하면 윤핵관이 되는거냐. 대선 때 윤석열 후보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한 사람은 다 윤핵관이냐"고 발끈하며 불편한 심경임을 엿보였다.

앞서 지난 13일 이 전 대표는 공개 기자회견에서 권성동·이철규·장제원 의원은 윤핵관으로,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은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특히 윤핵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어 '국민 밉상'으로 분출되게 된 계기는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비대위 전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국민적 실망감이 더해지는 분위기라고 일각은 해석했다. 

즉, 대표적인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내부총질 대화 문자 유출 파동'이 벌어짐에 따라 이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에 나선 것이기에 사실상 이번 비대위 전환 사태에 원인 제공자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인데도 버젓이 그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급기야 자신이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하며 새 비대위를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반성 없는 무책임한 자세에 대한 비난이 온라인 댓글 창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무책임 윤핵관? '탈출은 지능순', 장제원 "무한 책임 느껴, 모두 저의 부덕" 2보후퇴

그래서인지 이날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당의 혼란상에 대해 여당 중진으로서,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하여 일단 2선후퇴를 하고 나선 모습이었다.

특히 장 의원은 "지금까지 언론이나 정치권 주변에서 저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말하거나 과도하게 부풀려져 알려진 것들이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라고 인정하면서 "(앞으로)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면서 "당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빨리 정상화됨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핵관으로 거론되는 인사 중에 처음으로 반성하는 인사가 있어 다행이라는 시선도 감지되고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윤핵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윤핵관들도 자신들의 정치생명이 달린 문제이기에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시각에서 그의 반성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관측했다.

◆ 진중권 "국힘 몇몇 사람들이 문제, 이 정권 유일한 자산인 법치 무너뜨려"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는 추석 전까지 새 비대위를 구성하고 난 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내홍의 본질은 윤핵관들의 퇴진론과 부당한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둘로 나뉘어져 있다고 바라보고 있었다. 즉, 윤핵관들이 2선으로 물러남과 동시에 당이 정상화가 되기 위해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려놔야 한다는 얘기인 것이다. 실제로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내 많은 의원들이 권성동 원대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쏟아내면서 동시에 새 원내대표 선출로 당의 위기를 수습하자는 목소리를 냈었다.

더욱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국민의힘이 문제를 잘못 푸는 것 같다"면서 새 비대위 추진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그는 "(국민의힘의 당 주류 세력들이) 이 정권의 유일한 자산인 법치를 무너뜨렸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앞선 정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법 자체를 갖고 농락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세웠는데, 그 이유는 이를(법치를) 바로 세우라는 의지가 있었고, 사실상 (법치는 국민의힘에) 거의 유일한 정치적 자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전형적인 쿠데타 상황"이라고 비꼬면서 윤핵관을 겨냥해 "국민의힘 몇몇 사람들이 비상 상황으로 규정한 것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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