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 과거 경험 캐릭터 세계관 소유, 키덜트 문화와 달라
포켓몬 빵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 출시, 세븐일레븐 과자 카테고리 토이캔디 1위
CU, 밀키트라인 강화에 짱구 액션가면 라멘활용, 이마트24, 핑크퐁 플리퍼즈 8종
업계 관계자, "캐릭터 국적문제는 지엽적, 가격·구매처 모두 접근성 탁월"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식품유통업계가 만화 캐릭터 마케팅으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2월 포켓몬빵이 재출시 되면서 연일 편의점에서 오픈런 현상이 일어났던 게 대표적이면서 올해 활발해진 만화 캐릭터 마케팅의 출발점이기도하다.

포켓몬빵이 지난 2월 말 재출시하면서 열풍이 불었다.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재출시 43일만에 1천만 봉이 판매됐다. 이는 SPC삼립 내 다른 빵 제품보다 6배 정도 빠른 속도로 판매됐다.

빠른 판매 증가에 부작용도 있었다. 띠부씰만 획득한 후 빵을 버리거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편의점 등에 문의를 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편의점에는 '포켓몬 빵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한 대형마트에선 포켓몬 빵 판매한다는 소식에 오픈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재출시한 포켓몬 빵 ⓒSPC삼립
지난 2월 재출시한 포켓몬 빵 ⓒSPC삼립

SPC삼립 2분기 실적에서 베이커리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27% 증가했는데 포켓몬빵 인기가 한 몫했다.

SPC그룹 내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 대표적인 식품 브랜드도 포켓몬 캐릭터를 적용한 마케팅을 전개중이다.

포켓몬 IP와 관련해서 SPC삼립은 연간단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타 브랜드들은 이후 포켓몬 캐릭터 파워에 대해 실감 하면서 향후 관련 계약을 확장했다. 즉 최소 내년 2월 까지 SPC는 포켓몬을 통한 마케팅을 지속한다. 또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등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SPC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포켓몬빵을 통해 캐릭터 파워에 대해 몸소 실감했고 그룹 내 타 브랜드들도 포켓몬 캐릭터 파워를 활용하는 공동마케팅을 전개 중이다"다만 "캐릭터 사용 관련 지재권 등 계약은 각 브랜드와 한 것이며 SPC삼립의 경우는 연간 계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색다른 소비자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와 접점을 좁혀 편의점 사업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포켓몬 등 캐릭터 마케팅에 진심인편이다. 지난 7월 포켓몬 서프라이즈 마이키링 30가지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이미 세븐일레븐에는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나 산리오 산하 캐릭터 키링 등을 출시해 판매하는 등 편의점내 토이캔디 매출을 끌어올렸다.

세븐일레븐 캐릭터 마이키링 누적판매 200만 개를 지난 7월 돌파했다.ⓒ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캐릭터 마이키링 누적판매 200만 개를 지난 7월 돌파했다.ⓒ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토이캔디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지난 5월에는 약 6배, 6월에는 4.6배, 7월에는 9배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캐릭터 마이키링 누적판매 200만 개를 돌파하는 실적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우깡이나 포카칩을 제치고 과자카테고리에서 토이캔디가 판매 1위에 오른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하반기에도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추가로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본지취재에 "경제력을 가진 어른이 과거 동경했던 캐릭터를 수집하는 경향이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 유입효과도 높다"며 "경쟁력 있는 캐릭터 상품을 지속 출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도 토이캔디 매출이 심상치 않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토이캔디 매출을 확인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24는 올해 초부터 판매한 플리퍼즈(오뚝이 모양 장난감)와 키링이 토이캔디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토이캔디 상품군 중 매출 베스트 1위부터 3위까지는 플리퍼즈, 4~5위는 키링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24가 단독 출시한 핑크퐁 아기상어 플리퍼즈 8종 중 4종 ⓒ이마트24
이마트24가 단독 출시한 핑크퐁 아기상어 플리퍼즈 8종 중 4종 ⓒ이마트24

이마트24는 유일하게 한국에서 만든 캐릭터 토이캔디가 있다. 핑크퐁 아기상어 캐릭터 8종이 플리퍼즈 제품으로 갖춰져 있다. 이마트24는 핑크퐁 아기상어가 2000년대 탄생한 토종캐릭터인 점과 전 연령층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마트24는 토이캔디 판매세 증가를 두고 띠부씰 인기가 캐릭터 굿즈가 포함된 토이캔디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지에 "다양한 캐릭터 굿즈 상품을 발 빠르게 도입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U는 밀키트 라인업 강화 홍보에 짱구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타 편의점과 차별화를 꾀했다. ⓒBGF리테일
CU는 밀키트 라인업 강화 홍보에 짱구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타 편의점과 차별화를 꾀했다. ⓒBGF리테일

CU는 지난 1일부터 짱구 액션가면라멘 판매를 시작했다. 이 라면에는 짱구 컬렉션 스티커 92종 중 하나가 무작위로 동봉돼 있다.

CU는 편의점 한끼식사 RTE(Ready To Eat)제품 구성에 있어 차별화 된 상품으로 짱구 라멘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다양한 밀키트 라인업 등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지난달 CU밀키트 매출은 작년대비 591.8% 성장했다. 이는 외식물가 인상 및 배달비 부담 등 영향으로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밀키트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상품을 늘려가는 과정에 있다고 CU는 설명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 "짱구 액션가면라멘을 통해 CU에서 가장 성장하고 있는 밀키트 카테고리 강화를 위한 차별화 상품이다"라며 "소장욕구를 일으키는 굿즈를 포함 시켜 만족스런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CU만의 밀키트로 시선을 옮길 수 있는 상품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만화 캐릭터는 소비자들이 공감하면서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세계관이 있기 때문에 설명하지 않아도 캐릭터 파워 하나만으로 소비자에게 많은 경험을 제공한다. 캐릭터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지엽적인 문제"라며 "현재 소비의 중심에 있는 2040세대가 과거 모두 소유하지 못했던 캐릭터들을 대량으로 구매해 과거의 경험과 캐릭터 세계관을 소유하는 새로운 문화가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유통가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과거 키덜트 제품으로 불리는 고가의 피규어와 달리 접근성 면에서도 부담이 없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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