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빅스텝’ 이어 연말까지 내리 인상 예고
대출금리 급등 불가피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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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3%’를 예고하면서 시중은행 여수신 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금리가 낮은 시기에 대출을 실행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3.63~6.14%(13일 기준)로 나타났다. 지난 5월 24일 3.29~5.23%였던 것과 비교하면 2개월도 안돼 상단이 1%p 가까이 올랐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3.31~6.23%로 5월 24일(3.72~5.14%) 대비 상단이 1%p 넘게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통상적인 인상 폭(0.25%p)의 두 배인 ‘빅스텝’에 나선 건 사상 처음이다. ‘빅스텝’도 처음이지만 세 차례 연속 인상도 처음이다. 앞서 금통위는 4월, 5월 두 회의에서 0.25%p씩 인상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한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계속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본다”며 “연말까지 2.75~3%를 시장에서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올해 금통위는 8월과 10월, 11월 세 차례가 남았는데 여기서 매번 0.25%p씩 인상할 것을 예고한 것이다.

만약 연내 기준금리 연 3%가 현실화한다면 지난해 11월 이후 일 년 만에 2%p까 오르게 된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1인당 이자부담이 연간 16만1000원씩 늘어날 거라고 내다봤다. 이를 여기에 적용하면 일 년 만에 이자비용이 연간 128만8000원이 늘어나는 꼴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권 조달비용이 상승해 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는 만큼 은행 대출 금리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6월 기준 코픽스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은행연합회
6월 기준 코픽스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은행연합회

실제로 주담대 변동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역대 최대 폭으로 뛰면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연합회가 15일 공시한 6월 기준 코픽스를 보면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2.38%로 전월 대비 0.40%p 상승했다. 2010년 1월 은행연합회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를 발표한 이후 상승폭이 가장 크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1.83%로 전월 대비 0.15%p 상승했고, 신 잔액기준 코픽스도 1.42%로 전월 대비 0.11%p 상승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에 은행들은 빠르면 오는 16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취급하는 주담대 변동금리를 3.70~5.20%에서 4.10~5.60%로 올린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4.55~5.53%, 4.03~5.03%의 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나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러한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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