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5선의 중진이자 당내 '쓴소리꾼'으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이 13일 '수박 논쟁'으로 이어진 당내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의 계파 갈등을 두고 "민평련, 민주주의 4.0, 더 좋은 미래, 처럼회 등등 찌들어 있는 계파가 여기저기 있다"면서 "이건 (이제) 해체 명령을 해야 한다"고 맹폭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작년 재보궐 선거에서 이미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해서 이번 대선, 지방선거 막 참패를 계속 연이어 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관성으로 쭉 가면 다음 총선은 쫄딱 망한다"며 당내 난립해 있는 계파들의 청산을 강력히 주문하고 나섰다.

아울러 그는 당내 계파 갈등에서 번진 이원욱 의원과 김남국 의원의 '수박 논쟁'에 대해 "국회의원들 대화 치고는 찌질해 보인다"고 꾸짖으면서 "여러 가지 패거리 정치의식, 다수 의석이라는 걸 힘 자랑하는 오만 등이 국민의 꾸지람을 듣는 부분이기에 '고쳐야 되겠다'는 각오를 하고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여기서 '수박'은 겉과 속의 색이 다른 차이로 인해 친명계 의원들이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을 향해 '겉과 속이 다르다'고 비난하는 '은어'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원욱 의원이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하기 위해 수박 사진을 올리자 김남국 의원이 '조롱하는 글'이라고 규정하면서 SNS로 싸움을 벌였고 급기야 이원욱 의원은 김 의원이 소속된 '처럼회' 해산을 주장하며 설전을 벌였다.

특히 이 의원은 '처럼회' 해체 주장에 대해 '친명'의 김남국 의원이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면서 '영구처럼 계파없다고 하면 계파 정치가 사라지느냐'고 반박하면서 조롱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누가 도둑이고, 누가 시민이라는 것이냐. 듣기가 좀 그렇다"고 꼬집으면서 "여러 가지 패거리 정치의식, 문화, 행태, 맹종 또는 성역화 시킨 행태들"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계도 마찬가지고 끼리끼리 만나는 패거리 정치를 한다"면서 "이거를 극복해 나가려면 이미 하고 있는 그런 것들을 해체하는 그런 조치가 있어야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래 만난다면 그건 양심에 맡길 문제라고 그러면 상당히 자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우리 당이) 이름은 민주당이지만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지금의 민주당'을 '종전의 민주당'으로 볼 수 있는지 생각마저 든다"고 씁쓸해 하면서 "민주당이 지금 상당히 오염이 되어 있기에, 의원도 지지자도 오염된 것을 빨리 맑게 고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날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수박 논쟁까지 벌이며 계파 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수박이 뭡니까. 수박이,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한나라당·국민의힘이란 소리지 않느냐. 어떻게 같은 당 구성원한테 그렇게 공격할 수가 있느냐"고 비판하면서 "앞으로 '수박' 이런 단어 쓰시는 분들은 제가 가만 안 놔둘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