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참여 등 국민의힘 의원 30여명, 공부모임 발족 논란에 시끌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칭)'민들레'(민심 들어 볼래) 모임을 오는 15일에 출범할 예정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정작 당 내부에서는 '계파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찬반 의견이 갈리는 대립 양상을 보였다.

민들레 모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이철규·이용호 등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을 주축이 되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부 모임이라고 알려졌는데, 이 모임은 월 1회 조찬 형식으로 정부 인사를 초청해 국정 운영에 대한 당·정 간의 의견을 공유하고, 민심을 기반으로 한 국가 의제 발굴 및 국정 현안에 대한 대안 모색 등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 윤핵관 논란 겪은 국민의힘, 이번엔 '민들레'로 계파 갈등 우려 목소리

반면 일각에서는 이 모임이 '친윤계'로 세력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지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그간 소멸됐었던 국민의힘 계파 갈등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솔솔 흘러 나온다고 관측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없는 만큼 정치적 기반 또한 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든든한 '원팀'으로 지원해 줄 의원들이 필요할 것이라는 목소리들과 맞물리면서 '친윤 조직'이라는 시선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문재인 전 대통령도 친문그룹인 '부엉이모임'이 조직된 바 있고, 심지어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문 전 대통령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며 든든하게 뒷받침해 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에 정치권에서는 계파 논리상으로 '친윤 조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 권성동 "민들레 모임 부적절, 국민 오해 받을 수 있어"

그래서인지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민들레 모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임을 표명하고 나섰는데, 그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일단 당의 공식 당정협의체가 있는데 별도로 국민의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의원모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공부 모임은 장려해야 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가는)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만약 그런 의도가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과거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이런 모임이 있었는데 결국 당의 분열로 이어져서 정권연장 실패로 이어진 예가 많고 당의 몰락으로 가게 된 예가 많았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계파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잘못하면 오해받을 수 있으니, 발족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이준석 "민들레는 사조직...친윤모임 이름조차 붙이지 말아 달라"

아울러 이준석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들레 모임에 대해 "당정청 연계 기능을 담당하는 공조직은 (이미) 구성돼 있다"면서 "공적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은 사조직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더욱이 이 대표는 전날에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들레 모임에 대해 "세 과시하듯이 총리, 장관 등의 이름을 들먹이며 이야기하는 것은 애초에 정부에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고, 국민들께서 좋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그 모임에 대해 언론인들도 ‘친윤 모임’이라는 이름조차 붙이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그것은 친박(親朴), 진박(眞朴) 논란을 통해 정권을 잃어버린 우리 (국민의힘) 지지자와 국민들께 상당한 상처를 주는 발언이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해당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향해서도 "모임에 참석하는 분들도 단순 친목모임임을 선포하시라"면서 "(그리고) 공부 모임이면 뭘 공부할지 몰라도 정부 관계자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은 너무나 간명하고 정확하다"면서 "자유와 창의를 강조하고 무엇보다 책임정치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철학에 맞게 각자가 행동하면 될 것이지 굳이 무리지어 할 필요 없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장제원 "친윤 세력화 아닌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모임" 반박

다만 민들레 모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장제원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확인한 의원 모임의 취지는 정치현안이나 정책 사안에 대해 의원들이 소통하고 토론해서 민심을 받드는 아침모임으로 알고 있다"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장 의원은 "우리당 소속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 모임"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 없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였다.

◆ 민주당 "민들레 아닌 윤둘레...정치 망조는 언제나 패거리정치에서 시작"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민들레 모임'에 대해 '친윤 조직'이라고 못을 박는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들레'라 써놓고, '윤둘레'라 읽는다"면서 "그들이 민심을 듣겠나"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민들레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향해 "윤통 둘레에 모여 눈도장 찍기 바쁘겠지. 윤심 파악하기 바쁘겠지"라고 의심하면서 "언제나 정치의 망조는 '패거리정치'에서 시작한다"고 일갈했다.

뿐만 아니라 신경민 민주당 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민심이 아닌) 윤심 들어볼래, '윤들레'다"면서 "이름을 윤들레로 짓기 민망해서 민들레로 지은 거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다만 신 전 의원과 함께 출연한 윤희석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과한 생각이다. 확대해석 말아 달라"고 반박하면서 "(민들레 모임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한 30명 정도인데, (제가 볼 때는) 그분들이 새 정부 출범할 때 (인수위에 참여하여) 시작부터 관여를 했기 때문에, 뭔가 좋은 뜻으로 일을 하고 소통도 해야 된다는 차원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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