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어려움, 저도 예외 아니야" vs 윤형선 "계양주민 호구 아니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좌)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좌)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6·1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년간 계양 지역을 지키며 내과의원을 운영해 와서 최근 '낭만닥터 윤사부'로 애칭이 붙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최근 여론조사에서 연일 오차범위 내 열세를 보이는 결과가 나와 '명색이 대선 후보인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후보의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 이재명 "민주당 지지율 급락에 민주당 지지층 좌절 상태 이어지는 것 같아"

이재명 후보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여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우리 후보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에 대해 "저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상황을 짚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는 존중해야 된다"는 입장이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컨벤션, 한미 정상회담 컨벤션 등 영향도 크게 미치고, 최근에 민주당내 생겼던 여러 문제들, 민주당에 대한 불만, 이런 것들이 악순환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그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에 대해 "대개 좌절감이 크게 지배하고 있어서 결집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사실은 그런 점 때문에 당이나 저나 직접 출전해서 결집도를 좀 올려야 된다는 판단을 하게 된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결집도가 많이 떨어지는 포기 상태, 좌절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장은 "극단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보통 예상은 했는데 좀 개선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개선이 되다가 최근 다시 또 악화되고 있긴 하다"면서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무한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여론조사, 연일 윤형선에 뒤쳐지는 결과 보여

앞서 여론조사전문회사인 에스티아이는 지난 19~20일 인천 계양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880명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45.8%로 윤형선 후보(49.5%)에게 3.7%포인트 오차범위 내 격차로 뒤쳐지는 결과로 기록되면서 사실상 이 후보의 정치생명의 위기감을 감돌게 하는 신호탄이 됐다. 해당 조사는 무선전화 100%의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였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3%포인트였고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이어 다음날 연달아 발표된 여론조사(경인일보 의뢰로 진행된 모노리서치, 기호일보 의뢰로 진행된 한국정치조사협회연구소 등)에서도 이 후보는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차이로 윤 후보에게 뒤지는 조사가 잇따르면서 이 후보 측에 충격을 더하기도 했다.

그러나 충격에 휩싸인 이 후보 측의 지지자들은 해당 여론조사 결과들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여론조사 업체를 이 후보의 낙선을 위한 조작된 여론조사라고 주장하면서 에스티아이 업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선언했다.

◆ 무너지는 이재명 지지율에 민주당 지지층 당혹감, 심지어 '여론조작' 주장까지도

특히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선거 및 지난 20대 대선 결과에서 드러난 결과 등 통계수치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계양을에서 항상 최소 9%~20% 가까운 차이로 완승했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계양을 지역에서 지는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에스티아이 여론조사업체가 "여론조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해당 업체를 향해 "사실과 다른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내어 선거인의 판단에 잘못된 영향을 미치게 하려는 등 선거에 적극적 개입, 여론조사기관으로서 객관성‧공정성을 중대히 위반한 반국가적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쏘아 붙였는데, 다만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여론조작'이라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 이재명 지지율에 조응천 "솔직히 민망하고 속상해", 이상민 "부풀려진 기대" 한탄

반면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하여 민주당의 대선주자였던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뒤쳐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에 대해 "솔직히 민망하고 속상하다"면서 "저는 애초부터 지금 (이재명 후보가) 움직일 때가 아니라고 계속 말씀을 드렸다"고 한탄했다.

즉, 조 위원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고 있는 인천계양을 지역에서 민주당의 간판이자 '소중한 자산'이라고 띄워왔던 이 후보가 인지도가 형성되어 있지도 않은 윤 후보에게 진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심지어는 5선의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으로 민심이 나빠진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이재명 바람'을 꿈꾸며 이 후보를 조기 등판한 것에 대해 "(이재명 효과로) 큰 바람이 불 것이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좀 오산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너무 부풀려진 기대였다"고 씁쓸해 하며 민주당의 잘못된 선거전략이었음을 판단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 '분기탱천' 윤형선 "민주당,지역 민심 읽지 못하는 것 같아...25년 대 25일의 선거"

한편 이 후보와 경쟁 구도에 있는 윤형선 후보는 분기탱천한 분위기였는데, 윤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지금 (계양에) 이재명 후보의 대선팀이 와 있다고 하는데, 지역 민심을 읽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이 후보 측은 외지인들까지 가세해서) 수백 명씩 떼 지어 다니고 있는데, (사실) 저희가 보기에는 여러 가지 쇼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후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온 대한민국이 지금 우리 계양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번 계양 보궐선거는 윤형선과 이재명 후보의 선거가 아니다"면서 "계양의 주인이 계양인 것을 확인하는 선거, 윤석열 정부 일 잘할 수 있게 해서 우리 국가와 서민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느냐, 범죄 피의자에게 피난처를 허용하느냐의 선거다. 또 계양의 자존심을 지켜내느냐 또는 비겁하게 도망하러 온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느냐의 선거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해 "25년 대 25일의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제가 25년간 계양을 지켜오면서 많이 고민해 왔는데 (계양에 온 지) 채 20일도 되지 않은 분이 여기 '계양을' 지역을 놀이터쯤으로 알고, 계양 주민을 호구로 알고 와서 우리 계양의 대변인을 하겠다고 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으로 돌아가시는 게 기본적인 예의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근식 "계양의 덫 걸린 이재명, 지역토박이 되치기 당하고 정계 은퇴 자초한 꼴"

이에 더해 경남대 교수인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재명 정도의 전국적 지지도와 대선 후보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굉장한 충격인 것"이라면서 "이 후보가 계양의 덫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김 전 실장은 "사실은 이 여론조사가 이렇게 박빙으로 붙어버린 이유는 바로 3개월 전에 이재명을 찍었던 분들이 마음이 돌아섰다는 거 아니겠느냐"면서 "똑같은 이재명인데 3개월 전 대선에서 이재명을 찍었던 분들이 적어도 상당 부분은 마음을 바꿨다는 반증 자료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분들이 반드시 이재명에 대해서는 '응징하겠다'는 '응징투표'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저는 이번에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꽃길 출마는 병살타를 거쳐서 쓰리아웃으로 가는 길이라고 본다"면서 "(민주당은) 계양을도 질 수 있고 인천시장도 지게 생겼다. 그리고 가장 큰 지역적 정치기반이었던 경기지사마저도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김동연 후보가 이 후보랑 거리두기하고 색깔 지우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경기지사까지 진다면, 계양을 지키기는 커녕 인천시장까지 병살타로 끝나고 경기지사까지 쓰리 아웃으로 퇴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하면서 이 후보의 정치생명에 큰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김 전 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재명 후보, 비극적 결말이 예고되고 있다. 대선 주자가 지역토박이 윤형선 후보에게 되치기 당하고 있다. 25년 계양을 지킨 지역의사가 25일 전에 날라온 철새를 상대로 해볼 만한 선거가 되고 있다"면서 "(이 후보는) 패장으로 휴식과 자성의 시간을 보내도 모자랄 판에, 방탄 뺏지에만 집착하는 그 조급함이 결국 더욱 깊이 빠져드는 늪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계양의 덫'에 걸려 의문의 일격을 당하고, '조급함의 늪'에 빠져 정계은퇴를 자초하는 꼴"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즉, 이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지 2달만에 조기 등판한 것은 이 후보의 개인적인 입장에서나 민주당에서도 악수였다는 것을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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