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속속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자 대출 영업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25%p 낮추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고정금리 모두 창구 대출 금리가 0.2%p 인하되며, 신한쏠 앱 등을 이용한 비대면 대출 금리는 0.1%p 낮아진다.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 주택도시보증 전세자금 대출 상품을 이용하면서 금융채 2년물 기준의 고정금리를 선택해도 0.25%p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장애인 우대금리도 신설돼 해당 조건에 부합하면 추가로 0.1%p가 인하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5%p, 변동금리 상품은 0.15%p 인하했다.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과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도 각각 0.55%p, 0.25%p 인하했다.

NH농협은행도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p 인하한다. 지난 1월과 2월에도 각각 0.2%p, 0.1%p 낮춘 만큼 올해에만 금리를 총 0.6%p 내린 셈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선 이유는 최근 주담대 금리가 6%를 돌파하는 등 급등하면서 대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3조193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436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3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는데, 올해 감소한 가계대출은 총 5조859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놓은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 당선인은 이 제도를 통해 은행들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과도하게 차이나는 것을 경계하고, 경우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담합했는지도 점검하겠다는 의중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금융당국은 이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출금리 인하 바람은 다른 은행들에까지 번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