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외식‧유통 무인화 본격 도입 원년 전망
아르바이트 자리 없어진단 지적에 “자영업 고용 보다 수익 극대화가 목적”

테이크아웃 무인 카페‧배달되는 무인 아이스크림 전문점‧완전 비대면 버거샵
편의점, 하이브리드 매장 전개 활발…보안 및 안전 강화로 완전 무인화 준비

지난 6월 스마트테크코리아 2021에서 아이브엔코리아의 자판기 설치 부스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아이브엔코리아 측은 무인화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자판기 사업 전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사진 / 오훈 기자)
지난 6월 스마트테크코리아 2021에서 아이브엔코리아의 자판기 설치 부스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아이브엔코리아 측은 무인화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자판기 사업 전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내년 최저시급 인상률이 5% 초과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 부담이 증가된 가운데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등 외식과 유통업계는 무인화에 편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경향은 향후 청년세대가 다수 포함돼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 감소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7월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그동안 점주들이 근무시간을 늘리면서 인건비를 줄여왔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부터는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라고 성명서를 냈다.

같은 시기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자영업자들은 매출급감 여파로 고용을 축소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고 근로자들은 이런 영향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용과 생계 절벽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에 자영업자와 종사자 모두가 파탄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편의점 채널별로 살펴보면 BGF리테일은 심야시간 미영업 또는 무인 영업 점포 비중이 지난 2016년 13%에서 작년 말 20%를 넘어섰다. 아울러 GS25의 경우 심야시간 미영업 점포 비중은 지난 2018년 13.6%에서 지난달 말 기준 18.1%로 상승했다. 세븐일레븐도 심야 미영업 점포 비중이 지난 2018년 17.6%에서 작년 21%로 증가했다.

심야영업 인센티브가 없는 이마트 24의 경우 비중이 더 크다. 78%가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다. 즉 이마트 24는 80%에 육박하는 점포가 심야영업을 하지 않고 나머지는 5곳 중 1곳은 심야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또 각 편의점 브랜드 채널은 대표적인 완전 무인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이어 외식업계에도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GRS는 완전 비대면 매장인 롯데리아 L7 홍대점을 열었고 SPC는 지난 3일 배달도 되는 무인매장을 플로우를 위례신도시에 열었다.

L7홍대점의 경우 롯데리아 테스트베드 형태로서 운영되지만 플로우의 경우 기존 가맹점 대상 오픈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매장을 열어 수익을 극대화 해 발생 시키는 것이 목적으로 고정비 감소를 위해 고용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면 무인화 매장으로 전향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자영업자들은 청년세대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닌데 마치 언론에서는 무인화 매장 경향 증가가 청년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으로 호도하는데 자영업자들은 살기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못한 것은 정부 아닌가"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 무인매장이 속속 런칭되고 있다. 비트박스 익스프레스(좌, 비트코퍼레이션), 플로우(중, 배스킨라빈스), 롯데리아 L7 홍대덤(우, 롯데GRS) ⓒ시사포커스DB
외식업계에 무인매장이 속속 런칭되고 있다. 비트박스 익스프레스(좌, 비트코퍼레이션), 플로우(중, 배스킨라빈스), 롯데리아 L7 홍대덤(우, 롯데GRS) ⓒ시사포커스DB

■ 외식 프랜차이즈 무인화 매장 본격 등장

27일 다날 푸드테크 전문 기업 비트코퍼레이션은 초소형 로봇카페 콘셉트인 '비트박스 익스프레스' 첫 매장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오픈했다.

비트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초소형 매장 확대 방침을 밝히고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

비트박스 익스프레스는 테이크아웃에 최적화 된 무인카페다. 모바일 앱이나 매장 내 키오스크로 주문해 비대면 으로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일 SPC는 배스킨라빈스 무인매장 플로우를 오픈했다.

플로우는 24시간 운영된다. 무인매장이지만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배달도 가능하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기 아이스크림 1종을 한 통 가득 담은 레디팩, 디저트 구성 세트 등 배달 전용 메뉴를 따로 뒀다.

플로우 시스템은 SPC그룹 내 섹타나인 스마트 스토어 팀이 최첨단 IoT 무인 솔루션을 도입했다. 내년에는 XR기술(확장현실)을 적용해 로컬 마케팅 서비스 해피리얼을 론칭한다. 소비자 오프라인 구매경험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SPC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플로우를 통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기존 가맹점 대상 오픈 기회를 제공한다"며 "브랜드 성장동력과 가맹 상생 모델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라고 밝혔다.

롯데GRS는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에 완전 비대면 매장을 스마트스토어 L7 홍대점을 열었다. 식음료 취식 공간을 벗어나 공간경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매장의 특징은 입장에서 퇴장까지 직원과 대면과정이 전혀 없다. 키오스크를 통해 무인 주문 및 계산하고 픽업박스에서 음식을 제공 받는다.

롯데 GRS관계자는 "L7홍대점은 그간 롯데리아에 적용된 다양한 스마트 스토어 기술들을 한 매장으로 집결한 최초의 스마트 스토어 매장"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는 무인매장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GS25,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좌에서 우로) 하이브리드 매장 전경 일부 ⓒ시사포커스 DB
편의점 업계는 무인매장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GS25,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좌에서 우로) 하이브리드 매장 전경 일부 ⓒ시사포커스 DB

■ 양질 아르바이트 제공처 '편의점 업계' 무인화 풀 악셀

편의점 업계는 무인매장 상용화에 분주하다. 현재는 주간 점원 상주 야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이 대세다. 하이브리드 매장을 편의점 브랜드 채널별로 살펴보면 CU는 지난 6월 기준 말 기준 290개점, GS25는 430개(무인점포 포함), 이마트는 150곳이 운영되고 있다. CU는 올해 말까지 100여곳 추가매장 개장 계획, GS25는 연말까지 170여 곳 추가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 이마트24도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야간 무인 편의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시그니처 매장을 130여개로 늘렸다.

27일 BGF리테일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국내 무인리테일 보안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 나주본원에 테크 프렌들리 CU 안심 스마트 점포를 오픈했다.

테크프렌들리CU 안심스마트점포는 100% 국내 순수 기술로 구현한 최첨단 무인 편의점이다. 최근 비대면 소비 환경의 확산에 맞춰 국내 중소기업의 혁신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사용된다.

BGF리테일은 한국인터넷진흥원 나주 본원 설치한 매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전환 및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완전 무인편의점을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CU는 지난 1월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을 인천시 연수구에 오픈한 바 있다. 또 매장 입구에서 바이오 정보를 활용해 출입하는 CU 바이셀프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무인주류 자동판매기 등을 개발해 호텔이나 리조트 등 특수 입지에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은 작년 1월 GS25 을지로스마트점을 오픈하며 미래형 편의점이라고 밝혀왔다. 또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야간과 심야시간대에 무인형태로 운영되는 셀프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무인 주류 자판기도 도입해 시범운영중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변화하는 첨단 유통환경 속에서 가맹점주와 소비자 편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 서울 금천구 소재 롯데정보통신 건물에 DT랩 스토어를 열었다. 오전 6시 부터 오후 8시까지는 점원이 상주하고 나머지 시간엔 무인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마트24는 가맹 편의점 5458곳 중 80%가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다. 타 편의점과 달리 23시 부터 다음 달 오전 6시까지 영업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이마트24는 현재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점주들의 추가매출 방안을 내놓았다. 낮엔 유인, 심야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전국 150곳을 구성해 운영해 왔다. 이곳에는 무인·셀프 결제시스템을 도입해 테스트 해왔고 이 시스템을 도입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매장이 늘고 있지만 완전 무인화 설치비용과 보안면에서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점주들은 보다 나은 환경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무인 매장 운영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최근 무인 매장 운영 기술이 고도화 됐고 최저임금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점주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닌 기본 값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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