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조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강력한 자진사퇴 의사를 의식해 결국 이재명 선대위의 ‘1호 영입’인사로 공식 임명된 지 사흘 만에 사직을 수용키로 결정했다.

민주당 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조 위원장이 송영길 대표에게 재차 선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 송 대표는 만류했으나 조 위원장은 인격살인적 공격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사퇴해야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다”며 “안타깝지만 조 위원장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어 이 후보와 상의해 사직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위원장과 관련 “조 위원장과 가족에 미안하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결단으로 저와 함께하려다 본인과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됐다”며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 조 위원장과 가족에게는 더 이상 아픔이나 상처가 되는 일 없도록 배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사실상 사퇴를 반려할 뜻을 내비쳤다.

또 민주당은 송 대표가 이날 오전 공언했던 대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법인과 운영자인 강용석, 김세의씨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는데, 이날 고발장을 들고 검찰을 찾은 양태정 변호사는 “공인이 되기 전 사생활이고 (조 위원장은) 이미 법적으로 책임을 졌다. 가짜뉴스와 허위사실을 유포한 가세연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 대표는 조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고 일단 직접 만나 대화한 뒤 판단하겠다고 했었는데, 민주당의 이 같은 적극적인 엄호에도 불구하고 조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자 결국 그 뜻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인 조 위원장은 항공우주전문가이자 육사 출신의 30대 워킹맘으로 지난달 30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으나 혼외자 의혹 등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제 사생활로 불편함과 분노도 느꼈을텐데 죄송스럽다”면서도 “저 같은 사람은 그 시간을 보내고도 꿈이라고 하는 어떤 도전을 할 기회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건지 묻고 싶었다”고 해명에 나섰으나 오히려 의혹을 인정한 것으로 비쳐졌고 들끓는 여론 속에 같은 날 밤 “죄 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면서 SNS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민주당의 지적했듯 정치인이 아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공개, 폭로가 온당한지 묻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나 의혹을 제기한 매체와의 법적 공방과 별개로 당 내부 영입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해 인사검증 부실에 대한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