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두둔 발언에 이어 ‘개 사과’ 사진으로 호남 민심을 들끓게 만들더니 급기야 그를 지지해온 ‘기생충 박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까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호남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비쳐지는 홍어와 윤 전 총장의 대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을 합친 ‘홍어준표’란 제목을 올려 호남민심에 불을 지르고 있다.

서 교수는 앞서 지난달 31일 윤 전 총장의 몸보신을 위해 홍어와 맥주를 대접하는 생방송을 진행했는데, 이 영상의 제목을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라고 달아 홍 의원과 호남을 싸잡아 비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홍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전두환, 개 사과에 이어 또 터진 호남 비하 망언’이란 제목의 글에서 “호남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홍어는 인터넷 상에서 호남 혹은 호남인에 대한 멸칭으로 사용된 지 오래이다. 서 교수가 윤 후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홍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와 함께 호남인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망언을 한 것”이라며 “윤 후보 측은 계속해서 ‘대통령 후보만 되면 장땡’이란 식의 지지층 결집에만 혈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과 호남에서의 당 지지율 제고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해당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홍 의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런 사람이 대학 교수랍시고 여태 행세했다니 참으로 낯 뜨거운 대한민국이다.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것은 반갑지만 사람의 됨됨이가 늦지 않게 나타난 것은 우리들로서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정치판은 더 이상 넘보지 말고 그냥 기생충이나 연구하라”고 서 교수에 직격탄을 날렸는데, 같은 당 대선 예비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까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와 캠프는 호남을 욕되게 하는 망언을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후보 본인의 망언과 캠프의 계속되는 호남 비하 행위, 이쯤 되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지역혐오 아닌가. 호남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호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동안 우리 당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왔는지 알기나 하나”라며 “무슨 낯으로 호남에 가려고 하는가. 이런 후보가 어떻게 본선에서 이재명을 이기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겠다는 말인가”라고 윤 전 총장에게까지 직격탄을 날렸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윤 전 총장을 띄우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꼬집어 “5·18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던 김 전 위원장께서 저런 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자기모순”이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허수아비를 내세워 수렴청정하려는 자들, 줄 잘 서서 한 자리하려는 파리떼들이 득실거린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비록 유 전 의원의 주장처럼 서 교수가 윤 전 총장 캠프 소속인 것은 아니지만 이번 논란을 고리로 윤 전 총장과 함께 묶어 공세를 편 것으로 비쳐지는데, 이처럼 파장이 윤 전 총장에게도 미치자 서 교수는 사과문을 올리고 “홍어가 뭘 의미하는지 잘 안다. 죽을죄를 지었다”며 “홍어준표 씹었다는 저속한 썸네일로 바뀌어서 문제가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그는 자신도 전라도 사람임을 밝힌 데 이어 “어머니집에서 홍어 먹방을 했고 홍어를 먹은 건 팬 분이 보내주셨기 때문”이라며 “변명하자면 저는 썸네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걸 봤다면 당장 내리라고 했을 테지만 이 일의 책임은 오로지 제게 있다”고 해명에 나섰고 유튜브 ‘기생충TV’와 SNS까지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파장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서 교수는 지난해 9월에도 ‘홍어 거시기가 된 검찰개혁’이란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등 ‘홍어’ 표현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까지 3일 논평을 통해 “홍어라는 단어는 일베식 언어, 극우보수세력이 호남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로 5·18 희생자들을 비하할 때 쓰는 극단적인 언어다. 윤석열 사단의 노골적인 호남비하 언어를 규탄한다”며 “서 교수는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인 사람이다. 어떻게 제1야당의 유력후보 측 수준이 이렇게밖에 되지 않는가. 더 이상 이런 사람들에게 사과나 반성을 바라는 것은 사치일 것”이라고 윤 전 총장과 서 교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