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 지분 95% 400억원대에 인수
지난해 117억원 적자에 점유율도 미미한 소형 손보사
향후 빅테크 등과 디지털손보사 경쟁 위해 적자 감수하고 손보업 라이센스 획득

신한금융지주가 신한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을 인수하기로 했다. ⓒ시사포커스DB
신한금융지주가 신한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을 인수하기로 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계열사 중 손보사가 없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을 17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카디프 손보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소형 보험사지만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리딩 금융그룹을 탈환하기 위해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 29일 프랑스 BNP파리바 그룹과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이날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그룹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며 JV사업을 추진하던 ‘카디프 손보’ 지분 94.54%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손해보험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카디프 손보는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특별한 사업영역을 가진 손해보험사로 B2B2C 중심의 파트너십 사업모델과 상품전략, UW(Underwriting), 리스크 관리 및 안정적인 자산운용 전략이 강점이다.

신한금융은 이번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그룹사 간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 통합 출범한 신한라이프와의 보험사업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채널과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복합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디프 손보는 국내 손보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축에 속한다. 시장점유율도 미미한 수준인데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117억원, 올해 상반기 54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계열사 중 손해보험사가 없어 손해보험업 라이선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 금융그룹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사포커스DB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 금융그룹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사포커스DB

■ 자회사 중 손해보험사만 없어…근소한 차이로 KB금융에 리딩 금융그룹 내줘

신한금융은 2~3년 전부터 손해보험사 매물을 꾸준히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업계 출혈 경쟁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 등을 이유로 손해보험사 신규 허가를 잘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신한금융은 매물로 나왔던 AXA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한화손보 등의 잠재 인수 후보로 꼽히기도 했으나 실제 인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사이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한 후 기존 신한생명과 합병을 통한 신한라이프 출범으로 생보 분야를 크게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손보사의 공백은 더욱 부각돼왔다. KB금융과 함께 리딩 금융그룹을 두고 경쟁하고 있지만 신한금융이 손해보험업을 한 번도 영위해본 적이 없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혔다.

하나금융도 올해 초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보로 재출범시켰고, NH농협금융은 이미 NH농협손보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 체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만 보험계열사가 없는 상황이다.

KB금융은 이미 업계 4위 손해보험사(2014년 LIG손보 인수 이후 2015년 KB손보로 사명 변경)를 가지고 있고, 지난해에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은행 및 비은행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신한금융은 KB금융과의 리딩 금융그룹 경쟁에서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무르게 됐다. 올해 3분기에도 신한금융은 1조1157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1조2979억원을 기록한 KB금융보다 근소하게 낮은 실적을 거두며 6분기 연속으로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내주고 있다.

 

■ ‘신한금융’표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 예고

이에 신한금융은 이번에 인수한 카디프 손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현재의 사업영역을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과거 성공적인 M&A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과 함께, 그룹사간의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디지털화를 궁극적인 목표로 두고 있다. 보험사 CEO들에게 디지털화 목표 수준을 묻자 보험산업 내 새로운 사업모형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보험산업의 디지털화 목표는 기존 데이터의 디지털화 또는 프로세스의 단순 자동화와 같은 낮은 수준에서 기존 사업모형 개선, 보험업 내 새로운 사업모형 탐색, 보험산업을 넘어선 새로운 사업모형으로 전환 등 보다 고도화된 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카디프 손보를 통해 개인의 일상과 밀접한 ‘초개인화’ 미니보험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후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연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해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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