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 입 모아 “영업기반 약화로 신용도에 부정적”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 ⓒ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 ⓒ씨티은행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씨티은행의 영업기반 약화 측면에서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신용등급이 ‘AAA, 안정적’인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로 영업기반 및 사업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고용승계를 전제로 하는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다양한 방안과 모든 제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해왔으나, 여러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해 전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해 단계적 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6월말 기준 은행의 총 여신 23조9000억원 중, 기업여신 비중이 41%, 가계신용카드채권을 포함한 가계여신 비중이 59%으로 소비자금융사업부문의 여신 비중이 높다”며 “소비자금융사업의 단계적 폐지 시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부정적이며 은행의 여수신 기반 악화 및 외형축소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소비자금융 관련 영업지점의 통폐합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영업과 고객 기반의 축소, 여수신 위축 등을 감안할 경우 시장지위 및 사업경쟁력 저하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나신평은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진행상황 및 지점전환 가능성 등에 대해 모니터링 하면서 기존 신용등급의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재검토를 수행할 방침이다.

한국신용평가도 “핵심 영업기반을 구성하는 개인고객기반이 약화됨에 따라 여수신의 규모 및 안정성이 낮아질 전망”이라며 “개인고객기반의 이탈로 인해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며, 수신기반이 축소되고 가계신용대출·신용카드 등 가계 기반 고수익성 자산이 감소하면서, 높은 이자마진에 의존해왔던 수익성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도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에 따른 실적 추이와 기업금융 확대 수준을 확인해 신용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해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기반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신규모 축소로 인해 이익창출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신규사업이 위축될 전망이고 핵심예금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시장점유율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예수부채 대비 핵심예금 비중이 하락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도 한국씨티은행의 단계적 폐지 발표를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조치명령을 내릴 수 있음을 사전통지했다. 아울러 27일 정례회의에서 조치명령의 발동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 등을 확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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