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지지율 높은 洪, ‘아빠찬스 퇴출’ 등 열망 반영된 결과

채용공고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DB
채용공고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야권의 선거 연패 기록을 끊어낸 지난 4·7재보선에서의 국민의힘 압승이란 결과가 나온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온 것으로 비쳐졌던 젊은 유권자들의 변화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고 결국 한국 정치사상 최연소 당 대표까지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선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젊은 층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에선 2030이 왜 과거와 달라진 것인지 주목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박근혜 정권 탄핵 이후 정권교체에 성공하며 ‘공정’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권에서조차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실망감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집권 이후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문 정권에 처음으로 결정적 타격을 줬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역시 여러 의혹도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부모 찬스’를 통한 자녀 입시비리가 불거지면서 앞서 박근혜 정권 당시 최순실씨 딸인 정유라 입시비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20대부터 집권층에 반감을 갖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처럼 2030 세대가 불공정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 해도 ‘아빠 찬스’, ‘엄마 찬스’를 통해 쉽게 들어오는 이들에게 밀려나는 현실에 격분했기 때문인데, 통계청의 올해 7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청년 실업자는 현재 30만 8000명이고 체감실업률은 22.7%로 사실상 청년 6명 중 1명 꼴로 실업 상태인데 반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조사 중인 공공기관 채용 비리 사례만 해도 2017년 338건, 2018년 182건, 2019년 83건이 적발될 정도로 채용비리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통계청이 밝힌 지난 9월 취업준비자는 86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1.2%나 증가했는데, 이는 집계를 시작한 이후 동월 기준 역대 최대로 일자리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의미여서 납득하기 어려운 임용, 채용 사례가 불거질 경우 어느 연령대보다도 20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96년생인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청와대 청년비서관으로 발탁하자 정작 청년층에선 자신들을 대표해줄 인사로 받아들이기보다 ‘25세 1급 비서관’이라는 이례적인 벼락출세, 특혜 인사로 바라보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바 있고, 비단 이 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사태나 한국토지주택공사 신도시 투기 사건 등도 과거보다 주거·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아진 청년세대의 감정에 불을 붙이는 원인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조 전 장관 딸이 입시비리로 도마에 올랐던 의전원은 물론 로스쿨도 폐지하는 대신 사법시험과 외무고시 등의 부활을 내년 대선 공약으로 내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MZ세대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한 발 더 나아가 홍 의원은 조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 사건을 계기로 입학사정관제와 수시를 폐지하고 아예 정시로 일원화하겠다는 공약까지 추가했다.

이는 청년층이 무엇보다 특혜 논란 없는 공정한 기회로 승부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가장 바라고 있음을 정확히 포착한 움직임이라 볼 수 있는데, 그래선지 어느 후보와 경쟁해도 홍 의원은 20대와 30대에서 압도적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실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홍 의원은 49.6%를 기록하며 35.5%의 이 지사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18~29세에선 홍 의원 61.1%, 이 지사 21.4%로 압도적 격차를 보여줬고 30대에서도 홍 의원 51.3%, 이 지사 37%로 나왔다.

이 뿐 아니라 동 기관이 함께 조사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예측도에서도 홍 의원은 18~29세에서 56.3%, 30대에선 42.2%를 기록하며 각각 25.4%와 27.1%를 얻는 데 그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기득권층의 특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인 만큼 기존 기득권 정치인들이 대거 합류해있는 다른 후보들보단 청년들이 바라는 ‘부모 찬스 등의 특혜 타파를 공언한 홍 의원에 기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윤 전 총장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국민의힘 최다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은 윤 전 총장 측에 합류한 바로 다음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20·30대는 정치인의 그 이전 여러가지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가까이 뉴스를 접하고 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것 아닌가”라고 발언해 자충수까지 뒀는데, 이 같은 실언을 꼬집어 홍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문제의 원인을 자신들에게서 찾지 않고 청년 인식만 탓하는 태도다. 이런 인식을 가졌으니 윤 전 총장에 공정과 상식을 기대했던 많은 청년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촌철살인의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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