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후보 2차 토론회에서 서로를 향해 '배신자'라면서 공방을 벌였다.

홍 의원은 전날(23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방송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문전박대' 당한 것을 거론하면서 "봉변을 당했는데, 앞으로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걱정해 줘서 고맙지만 저는 이제까지 정치하면서 '박근혜 탄핵' 이런 문제에 대해 한 번도 홍 후보처럼 말을 여러 번 바꾸지 않았다"며 "저는 일관되게 탄핵은 양심과 소신에 따라 정당했다고 말씀 드렸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그 보수가 이후에 분열된 것에 대해서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대구·경북·부산·울산에 갈 때마다 똑같이 이 얘기를 일관되게 하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리할 때는 이용했다가 불리할 때는 그냥 뱉어버리는 그런 식으로 여러 번 말을 바꾼 데 대해서는 정말 정신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다"고 반격을 가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 전 의원을 향해 "배신자 프레임을 계속 안고 나가겠다는 것인가"라고 거듭해 질문을 던졌는데, 여기에 유 전 의원은 "홍 후보가 진정한 배신자다"면서 "그렇게 말을 바꾸는 게 배신이다. 그게 소신이냐.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은 충신이냐"고 쏘아 붙였다.

그러자 다시 홍 의원은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갔을 때 대환영을 받았다"고 자랑하듯 말했고, 이에 유 전 의원은 "그 곳에 오신 분들이 참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시민이 아니고 전부 다 우리공화당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든 것이다. 저는 그분들이 아무리 길을 막아도 제가 정치하기 전부터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했기 때문에 꿋꿋하게 가서 참배도 하고 방명록도 쓰고 돌아왔다"고 반박하며 "(홍 후보는) 우리공화당에 환영받은 것을 그걸 자랑이라고 말할 건 아니다"고 맞불을 놨다. 

이에 홍 의원은 "저는 한 번도 말을 바꾼 적 없다"면서 "이제 할 게 없으니 그런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보려고 하는데 참 어이없는 짓"이라고 응수하며 유 전 의원과 입씨름을 펼쳤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는데 이날 우리공화당과 보수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으로 추산되는 인파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과 각종 욕설을 들으며 간신히 참배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의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그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당시 '개혁 보수'를 자처하며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나서면서 당을 위기로 몰아 넣었다는 비판으로 '배신자'의 꼬리표를 달게 됐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나서 '친박(박근혜)'으로부터 미움을 받은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도 '찬성'에 앞장 서면서 더욱 '배신자 프레임'에 갇히게 된 것이라며, '배신자 프레임'은 앞으로 대선 정국에서 유 전 의원이 넘어야 할 산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영상제공 / 국민의힘. 영상편집 / 박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