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후보들, ‘박정희 마케팅’ 경쟁…TK 여론조사, 尹 32%·洪 30%·元 7%·劉 5%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내달 5일 발표될 국민의힘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본경선 룰이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이전보다 당원 비중이 대폭 상승한 만큼 ‘보수 텃밭’이자 당의 지지기반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선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앞다투어 ‘박정희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비록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한 것은 TK(대구·경북) 민심의 저변에 여전히 ‘친박’ 기류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란 의미로 풀이되고 있는데, 지난 20일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주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 역시 이런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 자리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용인술의 신화이자 전설”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사람에게 지혜를 구하고 일을 맡겼을까 생각해보면 압박과 스트레스를 뛰어넘는 영감을 얻기도 하고 지혜도 얻기도 한다”고 밝혔고, 뒤이어 윤 전 총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은 권력을 줄 때 늘 나눠서 남용되지 못하게 견제하게 한 것 같다”고 박 전 대통령의 인사 원칙에 호평을 쏟아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 전 총장은 “경제에 관한 권한을 줄 때는 실력 있는 사람을 뽑아 믿고 맡겼다. 누구나 공인하는, 인사를 발표하면 국민들이 ‘이야’ 할 정도의 사람을 뽑아서 절대적 권력을 줬다”며 “권력자들이 그 사람들을 압박하면 그 관여를 철저히 배제시켜 줬다는 게 박 전 대통령의 인사 원칙 아니었나”라고 강조했는데, 비슷한 취지로 비유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 사례에 대해선 도리어 언급했다가 역풍을 맞았던 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한 발 더 나아가 홍준표 의원은 TK통합신공항이란 지역 현안을 들어 “박정희공항으로 이름 짓고 국비를 들여서 관문 공항으로 만들겠다. 박정희공항과 연계해 첨단산업단지와 30만명 규모의 공항도시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 전 총장을 겨냥해선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8개, 이 전 대통령은 16개 혐의다, 이 잡듯이 잡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뿐 아니라 21일에도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960년대 초 아시아에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는데 하나는 박정희 장군의 쿠데타였고 다른 하나는 버마 네윈 장군의 쿠데타였다. 두 장군은 각자 나라를 이끌 방향으로 박 장군은 자유민주주의로 향했고, 네윈은 국가사회주의로 가 그 결과, 한국은 선진국 시대를 열었고 미얀마는 아직도 세계 최빈국 중 하나”라고 박 전 대통령을 극찬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면서 친박신당을 창당했었던 홍문종 전 의원도 캠프에 영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대구 출신인데다 국회의원 시절 이 지역을 지역구로 활동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해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높아진 당원투표 비율을 의식한 듯 지난 19일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모임 토론회에서 “현실은 대구·경북이 저한테 제일 어렵다. 당원들과 어르신들은 전부 탄핵에 시계가 멈춰서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나라와 국민을 배신한 적 없고 박 전 대통령을 배신한 적 없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오해를 못 푼게 두고두고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 후보들이 저마다 대구·경북 표심에 ‘박정희’를 외치며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전국 유권자 1003명에게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윤 전 총장은 32%, 홍 의원 30%, 원 전 지사 7%, 유 전 의원 5%, ‘없다’ 22%로 나와 사실상 본경선 분수령 격인 ‘TK대전’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초박빙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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