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헤비테일 방식 어닝쇼크 발생할 수도…”
철강업계, “철광석가, 유통가격 등 후판 인상 불가피”

시사포커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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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15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조선업계 후판가격에 대해 t당 11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반기 대비 35~45만원 높인 금액이다.

조선업계는 후판이 전체 건조 비용에서 20%를 차지하는 만큼 높은 후판가격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에서는 선사에 1.5~2년 이후 선박을 인도할 때 60~80%를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대금을 결제하기 때문에 당장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 그뿐 아니라 후판가격 인상으로 인해 예상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충당금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 ‘어닝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조선업계가 올해 13년만에 최대치의 수주량을 거뒀다고 하지만, 향후 가격경쟁력이 사라지게 되면서 중국조선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금도 10~15%선가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철강수출을 규제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현재 한국조선해양만 670억정도의 영업이익을 냈을 뿐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수천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2019~2020년 조선사들이 도크를 비우지 않기 위해 저가수주를 한 까닭에 매출액과 매출원가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철강가격 상승으로 2분기 1000%를 넘나드는 영업이익을 거둔 포스코나 현대제철과는 분위기가 상반된다.

반면 철강업계는 조선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철강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인 철광석 등 가격상승으로 인한 원가인상분, 글로벌 시장여건과 후판 유통가격 등을 반영해 현실화된 가격으로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수급이 빠듯한 상황으로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가격인상은) 유통업체들이 가격상승에 대비해 재고를 쌓아뒀다가 중소 수요사들에게 판매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철강사 입장에서 조선업계는 최고의 고객사”라며 “조선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상폭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고 현실화 과정 중에 후판 인상폭이 최소한으로 조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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