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텐센트 ‘화평정영’에 대해 수수료 받고 있다”
중국 판호 문제로 우회 출시한 듯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중국 텐센트가 현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에 대해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이러한 관계를 부정해오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18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의 ‘중국 게임 시장의 불확실성 관련 위험’ 항목에서 “중국 시작에서 텐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 서비스(Technology Service)를 제공하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 내에서 게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거나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의 경우 당사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경우 당사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화평정영은 당초 배틀그라운드를 따라한 짝퉁 모바일게임으로 불렸는데, 알고 보니 크래프톤이 수수료 수익을 받고 있는 라이선스 게임으로 확인된 것이다.

크래프톤과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 제작해 지난 2018년 전 세계에 출시했다. 중국에도 출시했었지만 판호(유통허가증)을 받지 못해 2019년 5월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그때 텐센트가 출시한 게임이 화평정영이었다. 이로 인해 크래프톤이 텐센트를 앞세운 라이선스 게임으로 우회해 출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연결 매출 1조670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비중이 84.8%(1조4176억원)을에 달한다. 크래프톤은 텐센트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익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 중지 여파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을 화평정영의 수수료 수익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에서 “주요 매출처는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기업”이라며 “지난해 기준 A사가 매출액 68.1%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매출처”라고 밝혔는데, A사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글로벌 퍼블리싱과 중국 내 화평정영 서비스를 담당하는 텐센트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그동안 비상장기업이라는 핑계로 텐센트와의 관계를 부정해왔다고 보고 있다. 그러다가 상장을 앞두고 거짓 기재를 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인정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중요사항을 거짓 기재하거나 누락할 경우 회사 담당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지분 15.35%를 보유하고 있어 장병규 의장에 이은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모 후 장의장은 회사 주식 702만7965주(13.97%)를 보유하게 되며, 텐센트는 13.2%를 보유하게 된다.

크래프톤은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이후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투자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6월 28일부터 7월 9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이를 통해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다음 달 14일과 1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며, 7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며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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