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주자의 ‘선긋기’·측근들의 이탈 혹은 공격·차기 대권주자 간 파벌 조성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시사포커스DB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차기 대선이 약 1년 앞으로 남은 가운데 집권 5년 차에 접어든 대통령은 거의 예외 없이 레임덕이 올까 걱정하며 퇴임까지 연착륙하기 위해 안정적 관리에 들어가는데 그럼에도 인사 실패, 비리 문제 등의 변수나 다음 권력으로 줄을 서는 파벌 경쟁 격화와 같은 여러 악재로 인해 지지율 하락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레임덕 전조 중 하나로 꼽히는 현상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차기 대선주자들이 거리를 두거나 짓밟는다는 건데, 정권 말기에 IMF사태를 맞아 김영삼 전 대통령 지지율이 한 자리수대로까지 떨어진 1997년 10월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는 김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고 당 행사에선 YS인형에 주먹질을 하는 지경까지 이른 끝에 당을 만들었던 대통령을 내보낸 사례가 있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후반엔 여당인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야당인 한나라당에 크게 밀릴 정도로 떨어지자 원조 친노로 꼽혔던 여당 대권잠룡인 정동영 의장조차 천정배 등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고 대선에 출마했다.

또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으나 팽 당했다고 생각해 선을 긋거나 측근 등 가까운 인사로 꼽혔던 인사들이 대통령과 길을 달리하기 시작하는 것도 레임덕 징후로 꼽히고 있는데, 비례대표 초선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2011년엔 한나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최고위원직을 사퇴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등극에 일조했지만 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 대통령 공약을 지적했다가 박 전 대통령의 비판에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고 이후로는 완전히 ‘비박’으로 활동하다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기에 이르렀다.

비단 이외에도 진박감별사 등 앞다투어 친박을 자처하거나 친박계로 거론됐던 의원들조차 박 전 대통령이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던 2016년 11월 28일엔 비박계로 인해 탄핵을 피하기 힘든 만큼 박 전 대통령에 아예 하야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무슨 친박이 있느냐”(김태흠)란 발언이 나올 정도로 친박으로 분류됐던 의원들조차 각자도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 전 대통령 때처럼 친박과 비박 등 여당 내부의 내홍이 격화된다는 의미는 대통령 지지파에 대항할 만한 당내 세력이 상당하다는 의미이기에 이 역시 레임덕의 전조 중 하나로 꼽히는데, 현재 문재인 정부의 경우 ‘친문’이 주류가 되어 있지만 김남국 등 친문으로 꼽히는 일부 의원들조차 당초 비문계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밀착 행보를 보이는 등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어 한때 친박이었던 이들이 비박계로 자리매김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힘을 실었듯 친문의 분열 역시 향후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추이에 따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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