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대물림 없애려 3남에게 확실한 분배 예측…신산업‧금융‧건설
한화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 미래 성장전략 수립 및 글로벌 사업 지원”

김승연 한화 회장이 복귀를 두고 재계에서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제기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김승연 한화 회장이 복귀를 두고 재계에서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제기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만에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하면서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미래와 글로벌을 강조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그룹 승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화는 김 회장이 복귀하면 그룹 전반의 미래 성장 전략 수립과 글로벌 사업 지원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하는 계열사들은 그린에너지를 담당하는 한화솔루션, 한화의 대표사업인 항공과 방산을 담당하는 한화, 그룹내 건설 ·개발 사업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화건설이다.

김 회장의 선택을 두고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영활동 면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선도하기 위한 환경경영에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는 그린뉴딜 포트폴리오 구성을 제대로 갖춘 그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건설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이 밝힌 바 대로 지속가능한 방향에서 한화솔루션과 한화건설 두 축을 중심으로 환경경영을 진행하면서 자기 대에서 완전하게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3남 승계구도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룹의 주요사업 부문인 방산/에너지 사업은 현재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금융 부분은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건설 부문은 삼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에게 각 승계할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김동관 대표는 그룹내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방산·우주항공 산업 등 신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등기 이사로 등재되면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모회사인 한화에서의 김 회장의 활동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추진중인 항공·우주산업으로의 방위산업 재편에 힘을 싣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김동관 대표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김 회장의 글로벌 역량이 지원되면 시너지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동원 전무는 보험업계 공통 화두인 디지털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체질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그룹이 M&A를 추진할 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한화가 재계 7위로 일약 성장한데는 김승연 회장이 대한생명 인수로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화학 분야 규모를 키운 M&A가 큰 역할 했기 때문이다.

삼남인 김동선 상무보는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했고 2017년까지 근무했다. 현재 소속된 한화에너지는 최근 개발사업자로서 전환을 진행중인 만큼 한화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이 분명히 있다. 건설부문에 있어서 김 회장이 글로벌 협력 및 경쟁력 제고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 과거 공을 들였던 10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화건설 규모를 키우고 김동선 상무보가 이과정을 함께 하면서 그룹내 입지를 확보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본인이 경험했던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승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았던 탓에 한동안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일이 있어 승계구도를 명확히 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취업제한 시절에도 회장역할을 지속해왔다. 다만 전면에 나설 수 없을 뿐이었고 실질적인 지배권을 갖추고 있었다"며 "한화는 김 회장도 젊고 아들 3명도 젊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급하게 움직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타 그룹처럼 ‘형제의 난’과 같은 잡음이 나지 않도록 모회사 지분을 적절히 구성하고 사업부문별 영역을 확실히 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은 과거 동생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바 본인의 자녀세대에는 이런 분쟁을 피해 내부역량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승연 한화 회장은 한화그룹 지주사 역활을 하는 한화 지분을 22.65%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지난 2014년 2월 배임혐의로 징역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7개 회사 대표이사에서 물러 난 바 있다. 지난달 19일 7년간의 취업제한이 해제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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