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노조 “사측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삭감”
한화생명 “최대한 대화로 해결할 것”

한화생명이 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한화생명 재무설계사(FP) 노조가 사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판매 전문회사(GA)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보험판매 수수료를 삭감하고, 설계사들을 강제로 GA로 이동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4월 1일 신설 판매전문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판매 역량 강화 및 디지털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함께 고객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해 업계 최고의 생명보험사, 판매전문회사로 각각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2일 정규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GA 설립 관련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후 구도교 영업총괄 전무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구 내정자는 내달 15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출범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할 예정이다.

정규직 노조와는 갈등이 봉합됐지만 FP 노조는 한화생명의 일방적인 움직임을 여전히 비판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한화생명 소속 설계사들이 GA분리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회사의 일방적 보험판매 수수료 삭감, GA로의 이동 강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결성한 노동조합이다.

이들은 지난 22일에 이어 24일에도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생명의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에 반대하며, 자회사형 GA의 영업규정, 수수료 규정 등 설계사들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서 문서화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018년부터 2020년 3분기 동안 5394억원의 순이익 중 절반에 가까운 2028억원을 주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20년 9월 기준 이익잉여금만 약 3조5000억원이다. 여기에 2020년 당기순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8% 증가했다.

노조는 “수조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 놓고 있고 해마다 대주주를 위한 배당잔치를 하면서도 보험설계사들이나 노동자들에게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FP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회사가 홍보하는 내용에 대해 문서화해 FP에게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기자회견 이후 오히려 회사는 FP들에게 한화금융서비스로 이직을 강요하는 동의서 서명을 강요하고 있고, FP들은 이러한 서명을 거부하거나 영업활동을 중단하는 등의 항의를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을 철회하고, GA 전환과 관련한 위로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며 “또한 GA 전환의 장점을 말로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새로 설립하는 GA의 설계사 관련한 영업규정, 수수료 규정 등을 문서로 제시하고 노동조합과 협상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일부 있다”면서도 “FP들도 한화생명의 가족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있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대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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