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檢 인사 ‘협의’ 기대했지만 일요일에 전격 인사 발표한 朴

윤석열 검찰총장(좌)와 박범계 법무부장관(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윤석열 검찰총장(좌)와 박범계 법무부장관(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법무부에 패싱 당했다는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과 문제의 인사 조치를 전격 단행한 박범계 법무부장관 간 애증의 관계에 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한 박 장관은 지난 2013년 11월 10일만 해도 “윤석열 형! 형은 의로운 검사”라고 부른 데 이어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으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2019년 7월에도 “누구보다 촛불정신을 잘 아는 윤 후보자”라며 애틋한 모습을 보였었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던 지난해 10월 22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선 “똑바로 앉아라”라고 호통을 치면서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상반된 평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윤 총장도 “과거에는 저한테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박 의원에 일침을 가했었는데, 이처럼 소원해졌던 양측은 추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박 장관이 지난달 2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 인사를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를 내실 있게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내놓으면서 다시 풀어질 전기를 맞는가 싶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검찰 인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윤 총장과 두 차례나 만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이미 “윤 총장은 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했던 만큼 법무부와 검찰 관계가 회복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작 실상은 윤 총장이 준비한 인사안을 박 장관 측에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을 뿐 아니라 두 번째 회동에선 윤 총장의 의견을 참고하겠다는 듯한 의사를 내비쳤다가 돌연 일요일에 전격 인사 결과를 발표해 ‘뒤통수를 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박 장관이 윤 총장의 호소를 일축하고 7일에 전격 검찰 인사를 단행한 주요 이유는 이보다 사흘 전인 지난 4일 검찰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지시 혐의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없지 않은데, 이처럼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다시 충돌하는 모양새로 가면서 박 장관도 전임자인 추 전 장관과 같은 전철을 밟아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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