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만에 사의표명한 신현수 민정수석, 검찰인사 '패싱' 논란
사의 표명 배경에 관심 집중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원인?'
홍준표 "레임덕, 제어하기 힘들 것"...김종민 "대통령, 참모의견 존중하시는 분"

신현수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지난 연말 임명되고 두달도 안 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내자 그 배경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18일 신 수석은 사의 표명 의사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청와대는 전날(17일)에도 청와대는 기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검찰 인사를 두고 민정수석과 갈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청와대로서는 그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과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검찰 출신을 등용했던 것인 만큼 신 수석의 사의표명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신 수석은 지난 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발표한 검찰 고위간부직 인사 발표 직후인 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첫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가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된지 40일 밖에 되지 않은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수석의 사의 표명 과정에서 그가 제안한 검찰 인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패싱'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청와대에 따르면 박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인사안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인사안에 대해 민정수석과 조율된 것이라 판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즉, 검찰 인사에서 신 수석은 '패싱' 당한 것은 맞다는 말로 해석되며 그의 사의 표명의 배경에 박 장관이 가장 큰 원인 제공자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장관이 민정수석과 조율된 인사안이라고 보고한 것인지, 민정수석 의견을 무시한 채 본인의 인사안을 강행한 것인지, 문 대통령이 박 장관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기말 '레임덕'과 다가오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을 우려하여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 뜻을 돌리기 위해 박 장관의 탓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말이 되니 권력 내부가 곳곳에서 무너지는 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해 신 수석의 사의표명 논란을 연상케 했다.

홍 의원은 "판사가 판사를, 검사가 검사를, 경찰이 경찰을, 군인이 군인을 잡는 세상이 됐다"며 "그렇게 자기들끼리 꽁꽁 뭉쳐 국민들을 괴롭히던 그들 내부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며 "단임제 대통령이 레임덕이 없을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권력의 본질은 모래시계처럼 시간이 갈수록 윗부분은 텅 비고, 윗부분이 텅 빈 모래시계가 되면 권력은 진공상태가 되고 물러나야 한다"며 "등산은 언제나 하산길에 사고가 난다"며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반면 18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은 인사 문제에 대해서 대부분이 제청권자나 참모들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라며 "크게 이견이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 (인사안을) 재가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박 장관의 검찰 인사 발표안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박 장관이 확 받아서 협력적으로 잘해보자, 이렇게 할 수도 있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텐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하고 싶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앞장 섰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및 심재철 검찰국장 등의 논란 인물에 대한 좌천 인사 발령) 이렇게 되면 사실 추미애 전 장관의 행정 행위 전체에 대한 부정이 돼 버리는데, 박범계 장관이 신임 장관으로 법무부의 연속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결정을 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검찰 인사에서 신 민정수석의 패싱 논란과 함께 그의 사의 표명 배경에 여러 설이 돌며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