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건의 의사를 내비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관련해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동안 이 대표의 여러 가지를 놓고 봤을 적에 사전에 그 문제에 대해 교감이 있지 않았나”라고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이 대표가 무슨 의도에서 연초에 그런 얘길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정무실장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사전에 사면 건의를 얘기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확인해봤는데 사면 제안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 측과 통화하거나 구체적으로 서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사전에 준비돼서 의논하고 그렇게 해서 계획을 발표한 것처럼 이야기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사전교감 의혹을 부인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의원은 전날 사면론 관련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사면) 방식이나 형식까지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입장을 말하는 건 좀 이르다. 최종심 결론이 나오면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을까”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이날 두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성격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상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판단해서 사면해야겠다고 하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요한 시점이란 것은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선지 같은 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사면과 관련해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대통령 권한’이란 점을 들어 “대통령이 직접 본인의 생각을 국민에게 밝히는 게 정도”라고 문 대통령을 압박했는데,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의 비대위원장이 사과까지 했으니까 이제 대통령이 사면할 차례”라고 전직 대통령 사면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