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호영 "사면으로 장난쳐선 안 될 것"... 안철수 "선거 목적 바람직하지 않다"
與, 안민석 "이낙연 대표는 통합의 리더"...우상호 "국가 갈등 분열에 대해 통찰 있으셨다"...김영배 "신년구상 인터뷰 자리로 포괄적 방향 밝혔던 것"

발언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발언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하여 민주당 내부의 반발과 함께 야당에서의 질타로 이어져 역풍을 맞으면서 봉합에 나선 모양새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언론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라며 '국민 통합 방안'을 제시하면서 민주당 내부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전날 이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당 내부 진화에 나섰으며, 이 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재상고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기에)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 보겠다"면서 당 내부의 거센 반발이 있었음을 예상케 했다.

이 대표는 '사면론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반목과 대결의 진영 정치를 뛰어넘어 국민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은 국민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 문제는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이 대표의 주장이 한 풀 꺽인 것을 시사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자신들이 집권해 칼자루를 잡았다고 해서 사면을 정략적으로 활용한다든지, 사면으로 장난쳐선 안 될 것"이라며 "사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하고, 이낙연 대표는 말씀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쟁에서 항복한 장사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대우는 있다"면서 "두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재판'으로 억울함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반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면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선거를 목적으로 (사면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다. 대통령이 직접 본인 생각을 국민 앞에 밝히는 것이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국민 통합이라면 단순한 사면을 넘어서 정치에서도 여러가지 협력하는 부분과, 국민 통합을 위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도록 제대로 시행에 나서야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당의 이낙연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에서는 봉합을 시도하는 분위기이다.

안민석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과의 소통이 없이 제기된 사면 복권이라서 당황스럽다"면서 "당원들의 반발이 아주 상당하다"고 내부 상황을 알렸다.

안 의원은 "민주당에 상당히 불리한 의제"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의 결집이 중요한데, 집토끼가 달아나게 생겼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낙연 대표는 통합의 리더"라며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것을 상당히 가슴 아파하셨고, 국무총리 시절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우상호 의원도 이날 BBS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낙연 대표님이 정치적 계산과 수로만 이 문제를 접근했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가령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석방하라고 싸우시는 분들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로 돌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을 반대하는 진영이 이 사면을 행사했다고 해서 문재인 지지로 온다?"라면서 "(나는) 이렇게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는 4월 선거에 그렇게 영향을 크게 미치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국무총리까지 하신 국가지도자로서 국가가 이렇게 자꾸 갈등으로 이 분열되는 것에 대한 어떤 통찰이 있으셨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당 (이낙연) 대표가 신년구상을 밝히는 인터뷰 자리였기 때문에 포괄적 방향을 밝히는 그런 구상에 대한 설명 차원이었다"면서 "그게 구체적 업무 계획처럼 논의가 돼 발표하는 형식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께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구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국민통합의 소망이나 진정성을 가지고 충정을 말씀하셨던 것"이라며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는데 논의가 어지럽게 진행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께서 어제도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과 사면에 대해) 논의가 있었거나 말씀을 나누신 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되도록 좀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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